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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평화경제' 외친 지 하루 만에…北, 南시설 '기분 나쁘다' 철거


입력 2019.10.23 11:48 수정 2019.10.23 14:47        최현욱 기자

김정은, 南 건설 금강산 시설 현지지도

"보기만 해도 기분나쁘다"…철거 지시

"남북경제협력 재개 기다리지 않겠다는 것"

김정은, 南 건설 금강산 시설 현지지도
"보기만 해도 기분나쁘다"…철거 지시
"남북경제협력 재개 기다리지 않겠다는 것"


북한 기관지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일대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기관지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일대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기관지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일대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평화경제’ 구축에 힘쓰겠다”고 발언한 지 하루만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 한 뒤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살펴봤다.

김 위원장은 해당 시설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으며,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됐다”고 혹평을 가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됐다.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잘못됐다”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의존한 경제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중요한 원칙을 밝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막연히 남북경제협력이 재개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들이 주도해서 금강산 등을 개발하겠다는 것과 동시에 관광재개를 압박하는 초강수”라고 분석했다.

나경원 "文대통령, 말로만 평화 외치지 말고 동맹 챙겨라"
하태경 "김정은이 문 대통령 짝사랑 스토킹 대북정책 그만하라 경고한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이어지는 강경 대남행보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대북정책과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며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경제·문화·인적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이 선순환하는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 힘쓰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마디로 러시아에 당하고 북한에 당하고 아무한테나 당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 이제 문 대통령은 말로만 평화를 외치지 말고 평화를 담보할 안보와 동맹을 챙겨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김 위원장의 지시는 문 대통령의 짝사랑 스토킹 대북정책을 제발 좀 그만하라고 경고한 것이다”라며 “북한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는데, 문 대통령은 갈수록 그 도가 심해져서 평화경제, 공동올림픽 그리고 12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이 오라고 지속적인 스토킹을 해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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