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송구" 뜻 밝히고 곧바로 총선 준비
"한 번 사과하면 계속 떠밀려 사과하게 돼"
잘못 '모른 척' 하는 선거 전략, 또 성공할까
'조국 사태' "송구" 뜻 밝히고 곧바로 총선 준비
"한 번 사과하면 계속 떠밀려 사과하게 돼"
잘못 '모른 척' 하는 선거 전략, 또 성공할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조국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국민을 반으로 가르고,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줬다는 데 대해 집권 여당 대표가 유감의 뜻을 표한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이상하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 대표가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거나 "다만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실상 변명과 핑계 대기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국민을 향한 사과라기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쇄신론이나 책임론을 제기하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이제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대표의 발언 이후 '등 떠밀려 한 사과'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실제로 바로 며칠 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유감 표명을 지켜보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손혜원 의원(지난 1월 민주당 탈당) 등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사퇴 이후 아내와 동생이 줄줄이 구속 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얼굴도 떠오른다. 자신의 실수 또는 잘못에 대해 아닌 척, 모른 척하면 그만이라는 태도에서 공통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이 한 번 사과를 하게 되면 계속해서 등 떠밀려 사과하게 된다"며 사실상 명확하게 사과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틀린 말도 아니다. 정치인에겐 사과 역시 하나의 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모른 척', '아닌 척' 하며 선거 준비에 들어간 이들의 전략이 2020년의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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