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태클’ 수술 마친 고메스...감당해야 할 트라우마
에버턴 "고메스 수술 성공적"..복귀까지 최소 5개월 소요
죄책감에 정신적 충격까지 받은 손흥민, 부담 떠안고 뛰어야
손흥민(27·토트넘) 태클에 중심을 잃고 쓰러져 발목이 골절된 안드레 고메스(26·에버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에버튼은 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을 통해 “고메스의 오른 발목 골절 수술은 아주 잘 진행됐다”면서 “병원에서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 이후 훈련장으로 돌아와 클럽 의료진 계획에 따라 재활에 돌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고메스를 대신해 우리 클럽은 부상 이후 받은 축구팬들의 뜨거운 지지에 감사를 표한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발목 골절로 이탈한 선수가 복귀하기까지는 최소 5개월 소요된다. 재활 프로그램 일정까지 포함하면 최대 1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 발목 골절은 프로 선수에게 그만큼 치명적인 부상이다. 고메스 전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도 공식 SNS를 통해 “고메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길 정도다.
지난 2011년 7월 뉴포트 카운티와의 친선전에 나선 이청용도 톰 밀러의 태클로 인해 정강이뼈 골절로 10개월 이상의 재활 기간을 거친 뒤에야 복귀했다. 손흥민이 백태클 이후 고메즈 상태를 파악한 뒤 머리를 감싸며 죄책감에 사로잡힌 것도 이를 알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4일 영국 리버풀 구디슨파크서 펼쳐진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후반 18분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한 뒤 과열된 양상에서 후반 33분 고메즈에게 깊은 백태클을 하고 퇴장 명령을 받았다.
쓰러진 고메즈의 발목이 꺾인 것을 확인한 손흥민은 충격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오열했다. 자신의 거친 태클로 한 선수가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는 죄책감과 우려 탓이다. 라커룸에 들어가서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을 볼 때 손흥민이 고의로 악의적 태클을 가했을 리 없다. 가해가 아닌 사고라는 얘기다. 하지만 거친 백태클로 퇴장을 당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손흥민에게 EPL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사실상 11월 EPL 경기일정은 소화할 수 없게 됐다.
구단 차원에서 “고메즈 쾌유를 바란다”고 밝힌 토트넘의 항소에 따라 징계 수위가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냉정하게 상황을 보면 손흥민 태클이 고메스 부상의 발단이 됐지만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토트넘이 레드 카드와 징계 수위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는 이유다.
그러나 손흥민에게는 당분간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 토트넘 동료들은 물론 상대팀 에버턴 주장까지 라커룸을 찾아와 손흥민을 위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메스가 이른 시기 복귀해 예전 기량을 회복해야 손흥민의 부담도 그나마 덜 수 있다.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심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심리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고메스가 완전 복귀해 기량을 한껏 펼칠 때까지 손흥민의 트라우마는 걷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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