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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50%?’ 3.5억 정근우에 실은 LG 기대치


입력 2020.01.09 14:45 수정 2020.01.09 14: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7억 원에서 절반 삭감된 3억 5000만 원 재계약

LG 이적 후 올 시즌 각오를 밝히는 정근우(가운데). ⓒ 뉴시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정근우(38)가 지난해보다 절반이 줄어든 3억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LG는 9일 2020년 재계약 대상자 41명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측 발표 자료에 따르면, LG에 비FA 선수들 가운데 3억 원을 초과한 연봉을 받는 선수는 정근우와 채은성, 둘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은 정근우의 연봉이 어떻게 설정됐는가다. 앞서 정근우는 지난 2018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인 한화와 2+1년 35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정근우는 한화 이적 후 4년간 훌륭한 성적을 냈으나 2차 FA 자격을 획득했을 때 적지 않은 나이로 협상에 진통을 겪었다.

결국 장기 레이스 끝에 계약금 8억 원에 연봉 7억 원, 그리고 옵션 2억 원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문제는 기간이었다. 2년 보장 후 1년 더 9억 원(연봉 7억 원+플러스 인센티브 2억 원)을 받는 조건이었으나 옵션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FA 계약 유지가 무산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LG로 트레이드가 됐고 비FA 신분 자격도 함께 인계됨에 따라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했다.

LG 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역대 최고의 2루수라는 명성을 지닌 정근우이지만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도 못했고 타율 0.278 3홈런 30타점 8도루로 하향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 포지션인 2루에서도 1루수 또는 중견수로 출전하며 활용가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정근우의 지난 시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는 0.75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중도 교체된 외국인 타자 조셉(0.91 WAR)보다도 낮은 수준.

하지만 LG 구단은 통 큰 결정을 내려 지난해 7억 원에서 50% 삭감된 3억 5000만 원의 연봉을 안겼다. 팀 내 비FA 선수로는 최고액이다.

그만큼 LG가 정근우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전성기 시절의 날렵한 플레이는 이제 기대하기 어렵지만 풍부한 가을 야구 경험과 노하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LG 젊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타격 능력은 아직까지 녹슬지 않았으며 필요에 따라 2루수 투입도 가능한 선수가 바로 정근우다. 무엇보다 정근우 본인도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새 보금자리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의지가 상당하기에 이에 힘을 실어주고자 LG가 3억 원대의 연봉을 안겨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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