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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트럼프, 친서 또 보내" vs 北 "이미 받았었다"


입력 2020.01.14 14:00 수정 2020.01.14 15:48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김정은 생일축하 친서 '전달시점' 두고 남북 미묘한 설명차이

文대통령 "메시지 전달 부탁하고, 또 똑같은 내용으로 친서보냈다"

정의용 '뒷북 전달' 논란 해명되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해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북미 정상이 생일축하 친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소외됐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해명하는 듯 한 설명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 하냐'는 질문을 받자 "남북간 그리고 북미간 대화 모두 현재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 한다"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 실장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로 불러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했다. 물론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별도로 또 친서를 똑같은 내용으로 북측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에게 먼저 메시지 전달을 당부한 뒤, 북측에 추가적으로 친서를 보냈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에게 이미 친서가 전달됐었고 정 실장이 '뒷북 전달'을 했다는 북측의 주장과는 사뭇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사진 오른쪽),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왼쪽)이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미 국가안보회의 트위터

앞서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하고 10일 귀국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북한은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의 담화를 내 "남조선 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 통지문으로 알려 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미 정상이 별도 채널을 통해 이미 소통했는데도 우리 정부는 그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남북미 대화에서 소외된 위치와 우리 정부의 미흡한 외교력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부분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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