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후 잇단 메시지…"여러분 곁 지키겠다"
4일 국민 전체·6일 '반탄' 국민변호인단에
조기 대선 국면서 영향력 행사 의지 해석
주중 서초동 사저行…제3의 장소 가능성도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결정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잇따라 메시지를 내면서 "지지층 결집을 통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된 날에는 국민 전체에게, 6일에는 자신의 지지 모임인 '국민변호인단'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을 지지해 온 탄핵 반대 단체인 '국민변호인단'에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변호인단 여러분,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또 "청년 여러분,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다.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말라.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라"며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풍찬노숙하며 단식을 이어가셨던 분들, 삭발로 굳은 의지를 보여주셨던 분들, 한 분 한 분의 뜨거운 나라 사랑에 절로 눈물이 났다"며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힘내자. 감사하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많이 부족한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남동 관저를 찾아온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대선과 관련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 지도부를 만나기 전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과 관저에서 오찬을 했다. 변호인단과는 만찬을 갖고 "새로운 인생을 또 시작하게 됐다"는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에는 관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1시간가량 독대를 가지면서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언제 한남동 관저를 퇴거할지도 관심사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중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서초동 사저가 주상복합인 탓에 경호동 설치가 쉽지 않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아 '제3의 장소'를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파면된 대통령이 언제까지 관저를 나와야 한다는 법 규정은 없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탄핵 인용 후 이틀이 지난 3월 12일 일몰 후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