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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환경 다른 고민에 빠진 항공사들


입력 2020.01.27 06:00 수정 2020.01.27 08:2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FSC, 경영권 분쟁에 새 주인과 호흡 등 오너십 이슈

LCC, 일본 이어 중국 수요 급감 조짐...생존 대책 시급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해 경영난을 겪은 항공업계가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다른 고민 속에 올해 난국 타개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은 오너십 이슈가 대두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은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에 올 초부터 중국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치면서 항공 수요 감소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경영권 분쟁과 새로운 주인을 맞은 가운데 제주항공 등 LCC들은 일본과 중국의 항공 여객 수요 급감으로 인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경영권 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에도 아들 조원태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반기'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원태 회장(6.52%)과 조현아 전 부사장(6.49%)이 엇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등 오너 일가가 모두 보유 지분에 큰 차이가 없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은 4.15%다.


여기에 반도건설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늘려가며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권 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KCGI(17.29%)에 반도건설(8.28%)이 델타항공(10.0%)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또 국민연금(4.11%)과 카카오(1%)도 오너 일가 각각의 지분이 쪼개져 있는 상황이어서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져 그룹 경영권을 놓고 총수 일가의 치열한 신경전이 지속되면서 한진그룹 뿐만아니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정점으로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는 구조”라며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항공업계 가장 큰 이슈메이커는 아시아나항공이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새해 첫 화물기 OZ987편.Ⓒ아시아나항공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항공업계 가장 큰 이슈메이커는 아시아나항공이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새해 첫 화물기 OZ987편.Ⓒ아시아나항공

지난해 회사 매각 이슈가 불거졌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는 새 주인 하에서 회사가 어떻게 변모할지가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27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로 금호에서 HDC그룹으로 새 날개를 달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2조1772억원 규모의 '실탄'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현산 컨소시엄과의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 등 법적 절차를 거치면 올해 상반기 내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희망퇴직으로 조직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상반기에 인수가 마무리되면 경영진 교체 및 조직개편과 함께 추가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LCC들은 이번엔 중국 우한 폐렴 사태로 연초부터 큰 타격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항공 수요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주 2회)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은 취항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다른 LCC들도 중국 노선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항공 수요 감소는 명약관화해지고 있다.


이는 FSC에 비해 중국 노선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LCC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 여행 보이콧 여파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마저 수요 감소가 이뤄질 경우, 일본·중국 노선이 거의 대부분인 LCC로서는 올해 시작부터 실적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항공사들의 증가로 인한 출혈 경쟁 심화 속에서 항공 수요 감소는 공급 우위 시장의 구조를 더욱 심화시켜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플라이강원에 이어 올해에는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등 신규 사업자들이 추가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항공사들의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수 증가와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발생한 공급 과잉이 다시 경쟁 심화를 유발시키고 심화된 경쟁 구도에서 여객 수요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운임을 떨어뜨리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의 구조가 반복되는 양상이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지난달 18일 이스타항공 인수를 발표하는 등 몸집을 키워 현 난국을 타개하려는 행보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합종연횡을 통한 산업계의 빅뱅이 발생할지도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HDC그룹에 매각된 LCC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과 함께 티웨이항공 등의 매물 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급우위 시장 구조가 고착화된 항공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누가 먼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지가 주목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해외 여행객 증가 등 전반적인 항공 수요 자체는 견조하지만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 중국 등 특정 지역 수요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며 “국내 항공사뿐만 아니라 외국 항공사들도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요 공략에 나서는 등 경쟁이 계속 심화되고 있어 타개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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