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PK 3번 방문
이해찬·이낙연·양정철, 잇따라 PK 방문
TK, 0번…경북도당 지원 유세 요청 거절
"TK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나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잇따라 부산·경남(PK)을 방문하며 PK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 험지 중에 험지로 통하는 대구·경북(TK)은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아, "TK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민주당 경북도당은 중앙당에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요청했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중앙당으로부터 사실상 거절을 통보받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당 지도부의 대구 지원 유세도 현재로선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중앙당에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 요청을 했다. 그런데 중앙당에선 자기들 선거 때문에 일정이 빡빡하다고만 한다"면서 "경북에도 내려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중앙당은) 계속 바쁘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대구 지원 유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및 핵심 인사들은 부산시당이 개별적으로 지원 유세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2~3일에 한 번꼴로 PK 지역을 찾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우리는 중앙당에 지원 유세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요즘 당 지도부가 전국을 돌면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으니, 부산에 종종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부산을 방문해 후보 지원 유세와 지하철 민심 탐방에 나선다. 지난 6일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지 이틀만이다.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PK 지역을 방문해 격전지 후보들과 정책협약식을 맺으며 후보들에게 힘을 실었다. 양 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이번 총선의 진정한 승리"라며 부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8일 부산 중·영도구에서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붙는 김비오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친 뒤 서면역에서 김영춘(부산진갑)·류영진(부산진을) 후보 등과 사전투표 캠페인과 합동 유세를 이어간다. 서면 유세를 마친 뒤에는 주례역으로 이동해 장제원 통합당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는 배재정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이어간다. 이후에는 경남으로 이동해 이재영(양산갑)·김두관(양산을)·황기철(진해)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에 나선다.
이처럼 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태어난 경남과 두 사람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TK 지역 선거는 사실상 포기한 모양새다. 보수텃밭인 TK 지역에 공을 들여 봤자, 큰 수확을 얻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TK 지역 국회의원 23명 중 민주당 의원은 단 2명뿐일 정도로, 민주당에는 험지 중에 험지로 꼽힌다.
이 같은 민주당 행보와 관련해 TK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신을 강조하셨는데, 지금 민주당은 이 정신을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합당은 영호남 민심을 두루두루 챙기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4일 통합당 부산시당에서 현장 선대위 회의를 가진 후 PK 지역 후보자들에 대한 지원 유세 강행군을 소화했다. 7일에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통합당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호남행 국민통합열차' 출발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회통합과 지역통합, 그리고 국민통합의 과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다"며 "이번 총선은 분열의 총선이 아니라 통합의 총선이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광주, 호남행 국민 대통합 열차가 출발하는 게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