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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5월 14일 창극 '춘향'으로 공연 재개


입력 2020.04.23 14:38 수정 2020.04.23 14:38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창극 '춘향' 포스터. ⓒ 국립극단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수정)이 신작 '춘향'을 오는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춘향'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순수한 감정인 '사랑'을 노래한다.


국립창극단은 1962년 '춘향전'으로 창단을 알린 이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거듭하며 '춘향가'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4월 부임한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수정이 선보이는 첫 신작으로 "창극은 동시대의 의식과 감성에 맞춰 변화하되 뿌리인 판소리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유 감독의 비전을 담아낸다.


극본·연출은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이 맡았다. 영화 '서편제'의 '유봉' 역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서편제'는 물론 임권택 감독 '춘향뎐'의 각본을 비롯해 공연 시간 6시간이 넘는 국립창극단 최초 완판장막창극 '춘향전' 대본을 직접 썼다. 판소리에 조예가 깊은 그가 20년 만에 국립창극단의 신작을 이끌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높다.


이번 작품에서 직접 작창을 맡은 유수정 예술감독은 음악적 섬세함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만정제 '춘향가'를 바탕으로 동초제·보성소리에서도 소리를 가져와 특색 있는 소리를 짰다.


작곡·음악감독은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편성으로 오롯이 담아내는 작곡가 김성국이 맡았다. '사랑가' '이별가' 등 '춘향가'의 주요 대목은 전통 소리로 살리면서도, 소리와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음악을 시도해 극의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창극 '춘향'은 음악적으로는 장르의 뿌리인 전통 소리에 더욱 집중하되, 그 외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내 관객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설 예정이다.


판소리 사설의 고어는 현대어로 풀어 우리말 맛을 살리면서 동시에 이해를 높인다. 무대 또한 현대적으로 구성한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무대디자이너 정승호를 필두로 뮤지컬 '웃는 남자'의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국립창극단 '패왕별희'의 영상디자이너 조수현,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의상·장신구디자이너 이진희 등 최고의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매혹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춘향이 겪는 변화무쌍한 감정은 다양한 색감의 조명·영상·의상 등으로 표현돼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 신작 '춘향' 속 젊은 연인의 사랑은 더욱 밝고 강인하게 그려진다. 특히 주인공 춘향은 확고한 신념과 풍부한 감성을 지닌 인물로 표현된다. 김소희, 안숙선, 유수정, 박애리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거쳐 간 춘향 역에는 국립창극단 대표 주역 이소연, 신예 소리꾼 김우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맑은 성음과 풍부한 연기력을 갖춘 이소연은 창극 '춘향 2010'(2010)과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에 이어 이번에도 춘향으로 낙점됐다. 국립창극단이 지난 2월 실시한 공개모집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김우정은 TV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젊은 소리꾼이다.


춘향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면모도 쟁쟁하다. 몽룡 역 김준수, 월매 역 김차경·김금미, 변학도 역 윤석안·최호성, 향단 역 조유아, 방자 역 유태평양 등 선 굵은 배우들이 캐스팅된 가운데, 백인백색 매력 국립창극단의 모든 배우와 연주자가 총출동한다.


한편,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공연을 중단했던 국립극장은 '춘향'을 통해 기지개를 켠다. 국립극장 측은 "이번 공연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객석 띄어 앉기'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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