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주호영 당선] '노련미' 택한 통합당…'안정적 개혁' 노선 '윤곽'


입력 2020.05.09 04:00 수정 2020.05.09 03:4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온건한 성품의 주호영, 각종 현안 대응할 복안 점검

김종인 비대위·무소속 당선자 복당 힘 받을 듯

靑 선거개입 의혹 대응·중장기 당세 회복 방안도 주목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자총회에서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가인사말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당을 이끌 첫 원내사령탑으로 안정적 노련미를 선보인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을 선택했다.


8일 통합당 당선자총회에서 통합당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최다선 의원이자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지낸 정무통·전략통으로 꼽힌다.


2004년 17대 국회부터 내리 5선 고지에 오른 주 원내대표가 이날 표결 직전 열린 토론회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이며 21대 당선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다.


한 초선 당선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주 의원이 모든 질문에 대해 안정적으로 답변을 잘했다"며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4·15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하는 동시에 180석 슈퍼 여당과의 협상을 책임지게 됐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입장 등 표류하던 지도 체제 정비 문제와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문제 등 현안과 △중장기적 당 재건 방안 역시 윤곽을 드러냈다.


"교과서와 달리 전당대회엔 분열적 요소 많아…비대위 체제로 가야"


우선 주 원내대표가 "조기 전당대회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한 만큼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대로 된 분석과 반성 없이 바로 전당대회에 들어가면 (안 된다)"며 "교과서와는 다르게 실제 당의 전당대회에는 분열적 요소가 많다. 혁신혁 비대위로 어느 정도 기간을 갖고 가는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건은 비대위 체제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이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여론이 여전하다. 만약 김종인 전 위원장이 요구하는 만큼 비대위 기간이 길어질 경우 21대 통합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한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의총을 해봐야 알겠지만, 기간을 어느정도로 할 것이냐가 쟁점이 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패배 백서가 완성되는 연말 정도까지 비대위 체제를 만들고 이후에는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당이 정상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 신임 원내대표로서는 비대위 체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당내에서 리더십을 보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설득하는 한편 가지각색인 당선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동지 의식 없었던 게 큰 문제…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


△홍준표·윤상현·권성동 등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당대표의 소관이지만, 당대표 공석으로 원내대표가 권한대행까지 맡게된 만큼 주 원내대표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복당 문제와 관련 "복당을 막아야 한다는 선택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은 뒤 "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를 떠나 동직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무소속 당선) 된 분들이 5선 한 분, 4선 두 분이다. 무소속이지만 우리 당을 자신들의 당이라고 보는 분들"이라며 "같은 당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정권 쟁취를 위해 노력하는 동지이면서도 계파 문제로 동지 의식이 없었던게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靑 선거 개입 의혹, 현 정부가 물불 안 가리고 수사 막아…반드시 책임 묻겠다"


주 원내대표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투쟁일변도였던 대여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대응에 있어서만큼은 강경한 투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청와대 선거 개입 등 현 정부 잘못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대명천지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파괴된 사건"이라며 "청와대 8개 부서가 (울산시장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문제는 청와대 8개 부서를 움직일 사람은 비서실장, 대통령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에 의하면 임종석 전 실장이 말하길 대통령이 직접 출마를 권유 면목이 없어 대신 얘기하는 걸로 됐어 있다는데, 대통령이 비서실장에게 '당신이 얘기하세요' 한 것 아니냐"며 "드러나면 정권이 무너질 일이니 물불 안 가리고 (수사를) 막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며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어떻게 해결하든 이 문제에 법치주의가 달려 있다. 전 당력을 동원하고 전 국민의 여론을 환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당원 교육 강화 및 당내 청년 조직 신설 추진"


당장 당면한 현안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당세 회복 방안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수 차례에 걸쳐 '기본'을 강조하며 당원 교육 강화, 직능별 조직 정비, 당내 청년당 신설 등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선거 때만 지지를 호소하는 행태를 통합당의 한계로 지적하며 풀뿌리 조직을 정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주 원내대표는 "무너졌을 때는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조직, 홍보, 사전준비를 차분하게 해나가야 한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선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차례대로 준비해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직능단체에 가 보면 우리당은 아무도 안 나오고 저쪽은 여러사람이 나온다. 평소에 전혀 준비를 안 한다는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표가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 지역별 세대별 성별 직능별 조직을 다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내 청년 조직을 만들어 후세대 정치인을 양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옛날 전대(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부터 네트워크를 가져오니 잘 되고 있다"며 "제게 당 운영기회가 주어지면 당 안에 청년당을 만들겠다. 서유럽에서 40대 총리도 나오고 하는데, 그들은 16살때부터 20년간 정당 활동을 했다. 이는 상설 청년 조직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