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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짜증 돋우는 이해찬, 이낙연이 이이제이(以李制李) 하라


입력 2020.05.28 08:30 수정 2020.05.28 07:16        데스크 (desk@dailian.co.kr)

지지, 당선자들의 음모론, 파묘론에 당대표가 신상털이식 의혹 제기로 폄하

몽니 이해찬으론 한계... 이낙연이 더 침묵 말고 1위 대권 주자 면모 보여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해외에서 한국 정치 뉴스를 매일 접하기란 짜증을 사서 자기 가슴에 붓는 백해무익한 행위이다.


방관해도 되는 한 사람의 독자라면 제목만 보고 탄식하고 말든지 아예 안 보면 속 편할 일이지만, 한국 미디어에 정기적인 칼럼을 쓰다 보니 이것이 업무가 돼 짜증을 사서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논쟁적인 사건이 크게 났을 때 국민의 상식 선에서 흘러가는 법이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177석을 얻은 완승이 그들에게 여유와 아량의 마음을 갖도록 해 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성숙할 것이라는 예상은 순진한 기대였나 보다.


윤미향 사태에 대처하는 양상이 처음에는 조국 사태 때와는 달리 전개되는가 싶더니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장수 이해찬의 몽니(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로 갈수록 '조국화' 하고 있다. 정말 짜증이 난다.


그제 한국 전역에 생중계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육성 기자회견을 MBC 방송 녹화분 유튜브로 봤다.


화면 오른쪽 옆에 어지럽게 실시간 게시되고 있는, 할머니 조롱과 음해 쓰레기 채팅 커멘트들이 불길한 느낌을 주더니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친정부 방송인 김어준의 음모론이 나왔다. 이 할머니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 음모론은 진보좌파 세력의 전유물이다. 자신들에게 당국과 언론이 불리하게 접근할 때 어김없이 음모론으로 저항해 온 것이 필자의 기억만으로도 30년이 넘는다.


이제는 자기들이 집권하고 입법부와 사법부도 좌지우지, 세상을 다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형편이 됐음에도 여전히 음모론 타령이다. 자기 편 일부가 잘못했다는 상대 세력과 언론, 국민의 지적을 받아들이기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이들은 지금 자신들이 짠 친일, 반일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고 있는 꼴이다.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정대협(정신대대책협의회) 전신) 전 이사장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전혀 사실에 입각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대해 즉각 친일파라고 공격했었다.


여기서 물러서면 친일 세력에게 지는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전선을 형성해 놓고 있으니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와중에 야당복을 탄 민주당 바람으로 한달여 전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야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을 꺾고 당선된 판사 출신 이수진이 며칠 전 난데없이 한 기념사업회 행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破墓·무덤을 파냄)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는 파묘론을 펴 더 짜증이 난다.


이에 보훈처가 6.25 영웅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에 묻힐 경우 관련 법 개정으로 파묘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가족들에게 전했다는 보도가 더해져 더욱 한숨이 나오게 했다. 친일파 낙인은 과거 수많은 학자들과 사회의 존경 받는 인사들에 의해, 그렇게 목록으로 만들어 재단할 수 없는 지극히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로 지적돼 온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언제까지나 이런 소모적인 논쟁과 현대판 '부관참시(剖棺斬屍)' 주장으로 날을 지샐 것인가?


민주당 대표 이해찬은 이런 문제점과 국민 여론을 잘 아는 듯 윤미향 의혹과 관련해 '친일'을 입에 올리진 않았다. 대신, 사실 관계와 시시비비를 강조하며 윤을 비호하고 있다. 그의 사실에 기반한 판단이란, 바꾸어 말하면, '윤미향은 잘못이 크지 않고 그 의혹이란 것들이 대부분 언론과 그 지지 우파가 진보 세력을 흠집내기 위해 벌이는 선동'이라는 것으로서 윤미향을 사퇴 시킬 생각이 없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한 것에 다름 아니다.


"30여년 활동이 정쟁 대상이 되거나 악의적 폄훼되거나 우파들의 악용 대상이 될 수 없다. 잘못이 있다면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용수 할머니가 윤을 신상털기 식으로 의혹제기를 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하긴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4선의원 우상호는 이용수 할머니가 자신이 직접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2012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려던 것을 윤미향이 말린 사실을 두고 "할머니의 분노는 ‘내가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나를 못 하게 하고 네가 하느냐, 이 배신자야’로 요약할 수 있다”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렇듯 민주당의 현 지도부는 윤미향 거취 결정에 관한 한 가망이 없어 보인다. 검찰 수사가 시작돼 의혹이 하나하나 사실로 드러나도 재판을 통해 진실이 가려져야 한다고 버틸지도 모른다. 수사 상황 보도가 나올 때마다 검찰이 피의 사실을 흘린다고 비난할 것이다. 조국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여론은 악화되고 대통령 지지도는 또 급전직하할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 전 국무총리 이낙연은 어떤가? 명색이 여야를 막론한 대권 주자 1위이고 차기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사람이니 이이제이(以李制李, 이낙연으로 이해찬을 제어함)의 결기로 이 참에 면모를 과시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일찌기 20일 전 윤미향 논란에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해 총선 후 달라진 민주당과 달라진 이낙연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또 침묵이다. 불행하게도, 이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론은 이미 국민 10명 중 7명이 윤미향 사퇴 편이다. 정답이 제시돼 있는 것이다. 이낙연은 이런 땅 짚고 헤엄치기도 못할 선수라면 잠재 후보군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글/정기수 캐나다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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