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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에 희비 엇갈리는 그룹株…추격 매수 주의보


입력 2020.06.18 05:00 수정 2020.06.17 22:0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두산인프라코어·LG화학 각각 영업부문, LCD사업 매각에 연일 강세

효성·쌍용차는 신재생사업부 포기, 대주주 경영권 정리 소식에 약세

두산 본사(왼쪽)와 쌍용차 본사 전경. ⓒ연합뉴스

재계 주요 그룹 상장사들의 매각 이슈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의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주가 변동성 확대에 기댄 맹목적인 추격 매수가 자칫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사업매각에 따른 경영효율화 등 향후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두산인프라코어는 전 거래일보다 560원(7.49%) 상승한 8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상승세를 보이는 건 자구안 이행을 위해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두산은 현재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요구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의 매각을 시작했고, 결국 후순위로 뒀던 두산인프라코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룹의 수익창출원(캐시카우)로 불릴 만큼 실적이 좋은 회사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성사된다면 호재가 될 확률이 높은 이슈"라며 "특히 영업부문을 외부에 매각한다면 두산밥캣 지분 가치에 적용하던 할인이 사라지게 되는 결과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 측면에서 나쁠 것이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사업부문 매각 소식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곳 중 하나다. 17일 종가기준 LG화학은 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000원(0.82%) 올랐다. 지난 16일에는 하루 만에 5만9500원(13.90%) 상승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지난 15일 LCD(액정표시장치)용 편광판 사업을 중국업체 산산에 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LCD사업에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청산하고 배터리 산업에 몰두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매각이 악재로 작용해 주가가 부진한 종목도 있다. 쌍용차는 전 거래일 대비 80원(3.86%) 떨어진 19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 인도 마힌드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한 사업 손실 만회를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04년 매각 이후 아픔을 겪었던 경험이 있어 쌍용차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쌍용차는 재무구조도 나쁘고, 공장 적정가동률이 모자라 이익 발생이 멈춘데다 마힌드라 매각소식으로 인한 신규투자 정체 소식까지 더해져 당분간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주가가 소폭(1.23%) 올랐다. 하지만 효성은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자회사인 '포항신재생에너지'의 지분 100%를 덕평에너지에 매각한 영향으로 지난 5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효성이 포항신제생에너지를 매각한 이유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바꾸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매각설로 인해 주가 변동이 일어나는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을 꼽고 있다. 코로나19로 특별한 소식이 없던 시장에 매각소식이 전달되기만 하면 투자자들이 대량 매수·매도에 나서 주가를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며 유동성은 넘치는 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이벤트가 없었는데 매각 소식이 들려오자 거래액이 쏠리면서 주가가 변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인프라코어처럼 매각으로 인해 이익상승이 기대되고 경영권 프리미엄 등 부수적인 수익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고 쌍용차처럼 반대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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