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판문점선언 비준 두고 청와대-여당 '엇박자'


입력 2020.06.18 10:31 수정 2020.06.18 10:3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靑은 "무리"라는데 與는 "절차대로 진행"

與, 속도조절론 속 기존 추진 입장 고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5월 26일 오후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후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와 여당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관련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무력 도발까지 행해진 만큼 판문점 선언 비준 추진은 "무리"라는 입장인데 반해 여당은 속도 조절을 전제로 추진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 전단 비난 담화 이후 판문점 선언 비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언문을 낸 2018년에 20대 국회에 제출됐다가 야당의 반대로 폐기된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에서 비준 동의안 당론 채택 필요성까지 언급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남북 간의) 합의들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 없이 연속성을 가졌다면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됐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더욱 불붙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16일 4·27 판문점 선언의 상징물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청와대의 기류는 급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의 비준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며 “(청와대 내) 전체적인 인식 논의가 있었고 논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비준이) 어려울 거 아니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부정적인 메시지가 흘러 나왔지만, 민주당은 추진의 불씨를 살려두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지금 상황에선 판문점 선언 비준 추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조금 논의를 해봐야 될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상황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당과 정부 간에, 당정청 간에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속도 조절로 선회한 모습이지만, 결국 추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송갑석 대변인이 지난 17일 "톤 다운된 느낌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준이 물 건너갔다는 문제가 아니라, 우선 우리한테 모인 현안의 우선순위 차원"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의 엇박자가 연출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18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는 북한의 비방과 무력도발에 대한 경고, 대화를 통한 경색 국면 해소 등의 언급만 나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개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