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주도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 빠지고 김현미 장관 포함
도로공사 측 "당시 공사 지휘 건설부 잇는 국토부 김현미 명기"
김희국 "당시 '고속도로 웬 말이냐' 했던 자들 후예가…괴기스러워
일시적 판단 착오로 국민 상식 어긋나는 일 했다면 즉시 시정해야"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명패석에 건설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빠지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이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급히 해명에 나섰지만, 미래통합당은 "즉시 시정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측은 8일 해당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가 논란이 되자 "실제 공사에서 시공을 지휘하거나 현장공사에 참여한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며 "명패석엔 당시 공사시공을 총지휘한 건설부를 잇는 국토부를 대신해 김현미 장관의 이름이 명기된 것이며, 이밖에 국방부 건설공병단, 설계·건설시공사 등 총 530명의 명단이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김희국 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의 속을 상하게 하고 '판단 능력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나'라는 의구심을 자아낼 무참한 일이 발생했다"며 "기념비 건립은 당연하지만 참으로 기묘하게도 헌정인이 느닷없이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으로 새겨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차도 없는 나라에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 '고속도로를 만들어봤자 서민들은 타지도 못하고 돈 많은 자들이 놀러다니기만 좋게 할 것'이라는 저열하고 집요한 선전선동을 일삼은 자들의 후예가 갑자기 변신하여 기념비의 헌정인이 되는 괴기스러운 일이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 기념비의 헌정인은 자연인 누구누구가 아니라 크게는 대한민국 국가이고, 작게는 한국도로공사"라며 "오늘 당장 헌정인을 김현미 장관에서 '한국도로공사'로 바꾸길 요구한다. 일시적인 판단 착오로 국민의 상식과 어긋나는 일을 했다면 즉시 시정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촉구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 또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부고속도로를 지을 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격렬하게 반대했다"며 "차도 없는 나라에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고 했던 분들인데 사과가 있었나,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