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부터 개원의까지 대규모 참여… "의료 차질 불가피"
의료계-정부 실무협의에 사태 정상화 '기대'
26일 대학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부터 전임의, 동네 개원의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수많은 의사들이 업무에서 손을 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최악의 의료공백이 벌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예고대로 이날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전국의사 2차 총파업을 벌인다. 지난 7일 전공의 집단휴진이나 14일 전국의사 1차 파업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모든 직역의 의사들이 참여하고 기간도 짧지 않은 만큼 의료현장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전공의들은 3일간의 파업에 참여하고 나서도 현장으로 곧바로 복귀하지 않고 무기한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대학병원 핵심 인력인 이들이 무기한 자리를 비우는 만큼 의료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일 전부터 제기된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화됐다.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며칠 지나지 않아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응급실 중환자를 받지 않는 등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3일 오전부터 응급실에서 중환자를 받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돌리고 있다.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빠져 진료할 인력이 부족해서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직까지 중환자실은 정상 운영하고 있지만, 응급실은 중증 아니면 가급적 다른 병원으로 의뢰해 보내는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급하지 않은 수술 10건을 연기하고 신규 입원을 줄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는 이미 인력들이 빠진 상태였고, 전임의와 교수들이 당직을 번갈아가며 서는 상황"이라며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아무래도 원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를 감당할 병상 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만 매일 2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병상 수는 부족해 환자 이송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 광주시 60대 여성의 경우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고도 사흘이 지난 25일까지 이송이 늦춰지며 자택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되자 가정대기 관리시스템 운영을 시작했고, 광주·부산·경북·경남 등에서도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 치료병상과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에 나섰다.
정부-의료계 견해차 못 좁혀… 실무협의에서 해법 내놓을까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의료계와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단체행동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의협을 만났지만, 서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다만 의료계와 정부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 공감하고, 조속한 진료 현장 정상화를 목표로 합의안을 마련하고자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한 점은 희망적이다.
의협, 대한전임의협의회 등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 26∼28일 전국의사 2차 총파업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