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美의 中 화웨이 제재...국내 기업 영향 있지만 '미미'


입력 2020.09.15 06:00 수정 2020.09.14 21:0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호연 기자

특별허가 가능성 거의 없어...반·디 중심으로 단기 수출 영향 불가피

거래선 다변화로 장기 타격 없어...스마트폰·통신장비 반사이익 가능성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이 통화를 하는 모습.ⓒ뉴시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초강력제재가 15일(현지시간) 발효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5일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을 포함해 전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날부터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다.


이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에 따른 조치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전 세계 모든 업체들이 미국의 소프트웨어(SW)와 기술·장비를 사용한 반도체 등의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반도체의 경우, 생산에서 검사까지의 전 과정에서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사실상의 공급 금지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제재가 반도체에 집중돼 있지만 디스플레이에도 패널을 구동하는 칩이 반도체여서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 등은 이번 제재 조치가 발표된 이후 미국 정부의 거래 승인 허가를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하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4D 낸드 기반 1Tb QLC 제품.(자료사진)ⓒSK하이닉스

◆ 삼성·SK·LG, 화웨이 공급 중단 영향에도 타격 크지 않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제재 조치로 당분간 화웨이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거래를 지속할 수 없게 됐다. 양사 모두 신규 거래를 중단하고 14일까지만 기존 공급 물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공급사 중 한 곳으로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두 업체가 일시적인 매출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이미 거래처 다변화가 이뤄져 있고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해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가 화웨이에 집중돼 있어 오포와 샤오미 둥 제재 대상이 아닌 중국 업체들로 공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제재 대상이 전 중국 업체가 아니어서 충분히 대체 수요가 있는 만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매출 감소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실적 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중단할 처지에 놓였다. 디스플레이에는 패널을 구동하는 칩이 포함되는데 이 또한 반도체여서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밖에 없어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OLED.ⓒ삼성디스플레이

두 업체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이부 공급하고 있지만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용 OLED 물량 대부분을 자국 업체인 중국 BOE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화웨이로의 공급이 중단돼도 양사가 받을 타격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 스마트폰·통신장비는 반사이익 효과 기대감도


오히려 이번 제재가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과 5세대이동통신(5G) 통신장비 판매에 반사이익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에 들어가야 할 반도체 부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추가 제제 조치로 이러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때문에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수급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화웨이 스마트폰은 앞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없다. 화웨이는 연말부터 자체 개발한 OS ‘훙멍’을 탑재할 계획이지만 중국 이외에서는 지역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웨이가 지난 2분기 삼성전자를 앞지르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미국 제재가 본격화되면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코로나19 이후 인도와 중남미 등 주요 시장 회복에 따른 판매 개선세가 예상된다”며 “반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와 주요 반도체 부품의 조달 문제로 9월 이후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삼성 갤럭시 Z 폴드2와 갤럭시 Z 플립 5G가 전시돼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스트리티지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가 비축한 칩셋을 다 사용할 때쯤인 내년에는 점유율이 4.3% 수준으로 폭락하고 대신 샤오미·오포·비보의 점유율이 모두 두 자릿수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인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15.1%대로 삼성전자 21%, 애플 15.3%에 이어 3위에 그칠 것으로 SA측은 예측했다.


SA측은 “중국 시장에서는 자국 브랜드가 중저가와 하이엔드 모델을, 애플과 삼성전자가 화웨이 플래그십 모델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장비 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통신장비는 일단 한 번 구축하면 망 안정성 문제가 있어도 쉽게 교체하기가 어려운 성격이 있는데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노키아·에릭슨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5G통신장비 등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글로벌 점유율은 10% 미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오는 2025년까지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통신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내 화웨이의 사업이 막히면서 5G 통신장비 공급 주문이 삼성전자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역시 화훼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을 배제하겠다고 공표하는 등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다른 국가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며 “향후 삼성전자의 수주 확률이 더욱 높아지면서 통신 장비 관련 계약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5G 통신 장비.ⓒ삼성전자 뉴스룸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