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전 쌍끌이로 3Q 영업익 1조 육박
3분기 기준 역대 최대...4Q 기대감 ‘업’
LG전자가 가전과 TV 쌍끌이에 힙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며 그동안 고질적이었던 상고하저(상반기 호실적 후 하반기 실적 악화)의 그래프도 극복할 태세다.
LG전자는 8일 공시를 통해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액 16조9196억원과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로 전년동기(매출액 15조7000억원·영업이익 7800억원) 대비 각각 7.8%와 22.7%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증권가에서 예상해 온 영업이익 전망치 8000억~9000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던 미래에셋대우의 9400억원보다도 높은 어닝서프라이즈다.
이날 실적치가 잠정치로 사업부문별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호실적은 TV와 가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판매량이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장기간 장마와 태풍으로 여름철 대표가전 에어컨 판매의 부진에도 건조기와 제습기 등 건강관리 가전 판매량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 판매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제품 관련 행사와 마케팅이 비대면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과거 대비 판관비(판매 및 관리비) 등이 대폭 축소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전분기(6280억원)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치를 달성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전분기(1128억원) 보다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의 적자 폭이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와 전장부품이 주축인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각각 2065억원과 20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적자 폭이 개선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LG전자는 TV와 가전의 대활약으로 고질적인 상고하저의 실적 그래프도 극복할 태세다. 올 1분기 1조9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후 2분기에 4954억원으로 반토막났지만 3분기에 다시 배 가량 증가하며 반등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연속 1분기에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매 분기 수치가 줄어드는 미끄럼틀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7814억원)가 2분기(6523억원)보다 수치가 높았지만 4분기(1018억원)에 곤두박질치면서 상고하저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속에도 TV와 가전판매가 고공행진을 유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의 적자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어서 내년 이후 실적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