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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중간지주 전환 주사위 던졌다...주가 재도약 '신호탄‘


입력 2020.12.14 05:00 수정 2020.12.14 07:1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4%대↑...7조원 부담 피하려면 작업속도 올려야

“물적분할 뒤 안정적 배당과 적극적 M&A 예상...자회사 IPO도 긍정적”

최근 공정거래법 통과와 SK그룹 인사 등으로 SK텔레콤의 중간 지주사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서린동 SK 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SK텔레콤이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수년 전 공개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추진 구상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에서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는 SK텔레콤이 향후 배당정책과 인수·합병(M&A) 등으로 투자 매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SK텔레콤은 전장 대비 9000원(3.78%) 오른 24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달 이후 15.4% 상승했다. 내년 중간 배당 샹향 가능성과 최근 공정거래법 통과로 인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에는 장중 4%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 9일 본희의를 개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적용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은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각각 30%, 50%로 높아진다. 자회사의 손자회사 지분율도 똑같이 상향된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SK텔레콤에게는 지주사 문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현재 20.1%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SK하이닉스 지분 취득을 6000만주 이상 취득해야 하는데 이 때 소요되는 비용은 현재 주가 수준으로 최소 7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개정안 시행이 오는 2022년 1월로 예고돼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내년 중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쳐야 한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통신사업회사와 투자·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지주회사가 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 등을 모두 아우르는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해왔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인수·합병에 나서려면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해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미 지난 3일 단행된 SK그룹의 정기인사를 통해 중간지주사 전환 구축을 위한 큰 그림이 공개됐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경영을 총괄하는 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증권가는 SK텔레콤이 내년 물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 SK와 합병시켜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올리는 방안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앞서 시장에선 SK텔레콤이 지난 8월 5000억원 자사주 취득을 의결한 데 관해 인적분할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자사주는 인적분할 시 지분율 확보에 활용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은 SK그룹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추진해야 해 가능성이 낮다”며 “SK텔레콤의 형태 변환에 따른 과기부·과방위 인가 이슈가 발생할 수 있고 주주통회 통과 부담과 대주주 공개 매수 실패 위험, 대주주 지분율 늘리기 논쟁이 심화돼 언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모바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기존 주주에겐 긍정적으로, 모바일·하이닉스 배당 성향이 높아지면서 중간지주사는 안정적 배당금 지급과 함께 M&A 작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화 등 점차 호재가 넘쳐나는 상황이라서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패턴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는 최근 SK텔레콤이 원스토어에 이어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 기업공개(IPO)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중간지주사 추진의 일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요 자회사 기업공개는 지분가치의 재평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는 3분기 기준으로 지난 9분기동안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관련 지분가치와 사업가치의 재평가로 SK텔레콤의 주가 상승 가능성과 배당정책 모두 긍정적”이라며 “내년 중간배당금 수준은 유지, 혹은 상향 및 연간 주당배당금 수준 상향이 전망된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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