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행을 확정한 벤투호가 스리랑카전 첫 골을 고(故) 유상철 감독에게 바쳤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9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와의 H조 5차전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에 따라 경기 전 전광판에 유상철 감독 헌정 영상을 공개했고 검정 암밴드를 단 선수들은 킥오프 전 묵념을 진행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도 검정 리본을 달고 하늘나라로 간 한국 축구 레전드를 기렸다.
대표팀 서포터인 붉은악마도 경기 시작 후 6분간 응원전을 벌이지 않기로 결정, 엄숙한 분위기 속에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렸다.
경기장 스탠드에 마련된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故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유독 눈에 띄는 가운데 첫 골의 주인공은 전반 14분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것을 뒤로 미루고 벤치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코칭스태프로부터 유니폼을 하나를 받아들었고 뒷면에는 등번호 6번과 ‘S C Yoo(유상철)’라는 글귀가 박혀 있었다. 유상철 감독이 대표팀 시절 달았던 등번호와 이름 마킹 그대로였다.
골을 성공시킨 김신욱은 자신이 직접 유상철 감독의 유니폼을 들었고 선수들이 모두 달려와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