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서영경 0.25%p 인상 주장
시장 변동성 확대, 물가상승 주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전망이 예정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실질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하고 다음 회의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가 금융전반에 미치는 영향,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짚어본 후에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재 0.75%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올려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첫 인상이다. 금융불균형 해소가 여전히 시급하지만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국내 경제가 내년에도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임지원, 서영경 2명의 금통위 위원이 이번 회의에서 0.25%p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실물경제 상황 대비 통화정책의 실질적 완화 정도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실질 기준금리, 금융상황지수 등 지표로 본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 효과를 가시화되기 어렵다”며 “통화정책 대응과 함께 거시건전성 경제 정책, 주택 관련 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8월 결정문에서의 ‘점진적’ 표현이 이번에 ‘적절한’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적절은 성장물가, 금융불균형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보면서 가장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뜻으로 씌였다”며 “지난 8월 시장에서는 ‘점진적’이라는 의미를 금통위 회의를 한번 건너뛰고 금리를 인상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시정할 필요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수개월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 상회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은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물가상승은 팬데믹 이후의 수요가 바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 다르다”며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을 감안한다면 스테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