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오미크론 여파로 기대·우려 교차
국내 기업들 가전·로봇·모빌리티 신기술·신제품 혁신 과시
행사의 꽃 기조연설도 韓 주도…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주목
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가 오는 5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개막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던 행사가 올해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도 개최되면서 그동안 신기술과 신제품을 직접 접하지 못했던 갈증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과거 IT·가전기기들이 주를 이뤘던 이 박람회는 이제 로봇·모빌리티·에너지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됐고 5세대이동통신(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인프라 기술의 향연장이 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할 ‘CES 2022’를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던 행사가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도 열리게 되면서 선보여질 다양한 신제품과 신기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의 오프라인 행사 불참 선언이 이어고 있는 가운데서도 삼성·LG·현대자동차·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들은 예정대로 현장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차별화된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내세워 코로나 시대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LG·현대차·SK...K-테크 위력 과시한다
1월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온·오프라인 병행 형태로 개막되는 ‘CES 2022’에서는 코리아 파워가 기대되고 있다.
행사 현장에서 신기술과 신제품 발표를 주도하면서 미국 현지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로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전날인 4일 오후 6시 30분 진행되는 한종희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Device eXperience)부문장(부회장)의 기조연설을 통해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를 최초로 공개하며 OLED TV 시장 진출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OLED TV로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16년 연속 이어온 1위 자리를 계속 수성한다는 목표다.
또 올해 첫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S21 팬에디션(FE)도 공개한다.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1’에 비해 사양과 가격을 낮춘 가성비 갑 제품으로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보급형 시장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던 완제품 사업을 DX부문으로 하나로 통합한 만큼 스마트폰과 가전의 통합 전략이 제시될지도 주목된다.
기존 올레드 TV 강자인 LG전자도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40인치나 90인치대 제품을 공개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한 신기술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상 처음으로 실물 제품 없는 가상 전시관을 운영, 방문객들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LG전자의 올레드TV와 식물생활가전 LG틔운 등 신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 대상 프라이빗 전시부스를 통해 플렉서블(Flexible·휘어지는) 올레드 패널을 운동기구와 리클라이닝 소파에 결합한 새로운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 결합 등을 통해 인류 사회에 가져올 변화상을 제시하고 올해 CES 행사에 첫 참가하는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 미래 기술을 소개한다.
SK는 지난 2019년과 2020년과 마찬가지로 그룹 차원에서 합동 전시부스를 구성한다. SK㈜·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텔레콤·SK스퀘어·SK E&S 등이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반도체에서의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포스텍·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과 공동으로 전시관을 마련해 산·학·연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신성장 사업을 발굴 및 투자하는 ‘포스코형 벤처플랫폼’을 소개하고 포스코 아이디어마켓 플레이스(IMP) 등을 통해 발굴된 우수 유망 벤처기업들의 기업 설명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두산도 ㈜두산·두산중공업·두산밥캣·두산퓨얼셀·두산산업차량·두산로보틱스·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 계열사들이 참가해 연료전지, 수소터빈, 협동로봇, 드론 등 다양한 기술 솔루션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재개에도 구글·MS·GM 등 주요 기업 현장 불참
이같은 국내 기업들의 활약은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현장을 찾지 않기로 한 것과 대비되면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제품 소개 등 주요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소화할 예정으로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도 당초 현장에서 선보이려던 자율주행차 기술을 온라인 가상공간을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메타(구 페이스북)·트위터·T모바일·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 테크 기업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오프라인 전시 부스 불참을 선언하며 관련 자료만 온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통신사인 미국 AT&T도 대면 행사를 취소했고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PC업체 레노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업들도 온라인 행사만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 GM도 현장 행사 참석 취소를 결정하고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뿐만 아니라 전기 픽업 트럭 쉐보레 실버라도 공개 등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던 지난 2020년에 참가 기업 수가 4500여개에 달했는데 올해는 2100~2200여개 정도의 기업들이 참가할 전망이다.
이중 국내 기업은 400여개가 넘을 것으로 보여 양적·질적으로 한국이 주도해 나가는 행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행사의 꽃 기조연설 맡은 글로벌 인사 면면도 주목
CES 행사의 꽃이자 행사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조연설(키노트·Keynote)을 맡은 글로벌 인사들의 면면도 주목받고 있다.
CTA에 따르면 올해 CES 행사에는 총 15명의 기조 연설 연사와 함께 13명의 특별 연사가 참여한다.
메리 바라 GM CEO 등 일부 인사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오프라인 참가를 철회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전자·IT·자동차·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계 인사들이 현장에서 새로운 트렌드와 함께 변화와 혁신을 역설할 예정이다.
기조연설 단골 초대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선다. 지난 2010년 이후 윤부근(2011년·2015년), 우남성(2013년), 김현석(2020년·이상 삼성전자), 홍원표(2016년·삼성SDS), 박일평(2019년·LG전자) 등에 이어 7번째로 기조연설을 맡게 됐다.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지난해 행사를 제외하면 국내 기업 인사가 3년 연속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행사의 꽃인 기조연설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기조연설을 맡았던 국내 기업 인사들이 연설 당시 모두 사장 직책이었다는 점에서 부회장 직함으로 나서는 첫 번째 기조연설자가 돼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올해 기조연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주제로 맞춤형 경험, 기기간 연결, 지속가능성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맞춤형 기기와 개인화한 공간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소중한 사람들을 이어주기 위한 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 맞춰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CES 행사 기조연설 단골 손님인 메리 바라 GM CEO도 주목되는 인사다. 지난 2016년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GM의 첫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화려하게 CES 무대에 데뷔했던 그는 온라인으로만 열린 지난해 행사에서도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2년 연속 온라인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게 된 바라 CEO는 행사 개막일인 5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기조연설을 통해 쉐보레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 EV’를 소개하고 향후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GM의 혁신 전략과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차 사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관계 인사들도 참가할 예정으로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두 차례 역임한 뒤 지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 참가했던 피터 부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이 눈에 띈다.
부터지지 장관은 6일 오후 3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교통의 미래’를 주제로 기술 혁신이 안전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키면서도 환경친화적인 교통 미래를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년 전인 지난 2020년 행사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당시 백악관 선임고문이 행사에 참석해 거센 비판에 직면한 적이 있어 부터지지 장관의 입에도 더욱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방카 트럼프는 당시 게리 샤피로 CTA 회장과 ‘미래 직업을 향해 나아가는 길(The Path to the Future of Work)’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알맹이 없는 이야기만 하면서 그를 연사로 선정한 CTA에 여성 기술계의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별 연사에 이름을 올린 미국 대표 연예계 인사인 패리스 힐튼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배우이자 가수면서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힐튼은 5일 오전 9시 ‘NFT, WTF?!?!’ 섹션에서 에릭 칼데론 아트블록스 CEO와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주제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이외에 게리 샤피로 CTA 회장과 이외에 카렌 춥카 CTA 부회장은 5일 오전 8시 30분 ‘CTA 스테이트 오브 더 인더스트리(State of the Industry)’를 통해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현재 산업 현황 전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