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3월 A매치 소집명단에 중국파 단 1명도 없어
당초 발탁 유력했던 손준호·강상우 등 중국파 모두 탈락
향후 대표급 선수들 해외 진출 행선지에 영향 미칠지 관심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며 순항하고 있는 벤투호의 팀 구성에서 가장 큰 특징은 ‘중국파’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설 태극전사 25명의 명단을 지난 14일 발표했다.
발표된 명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25명의 선수 가운데 중국리그서 활약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당초 부상으로 이탈한 황인범(루빈 카잔)과 이동경(샬케 04)의 빈자리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드 자원인 손준호(산둥)가, 이용(전북 현대)과 홍철(대구FC) 등 베테랑 풀백 자원들이 모두 이탈한 자리에 강상우(베이징)가 발탁될 것이 유력해 보였지만 벤투 감독은 이들을 뽑지 않았다.
손준호는 지난해 9월에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1, 2차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고 있다. 2020시즌 K리그1 MVP를 차지한 그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CSL)의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했다. 중국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친 그는 최근 사우샘프턴과 풀럼 등 EPL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자신의 주가를 한창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황인범을 대신해 반 년 만에 부름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최근 중국 진출에 성공한 강상우는 지난 1월 유럽전지훈련 소집 명단에 포함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명단에 들지 못했다. 특히 좌우 측면 모두 소화가 가능한 강상우는 풀백 자원이 대거 이탈한 벤투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대표팀 명단에 중국파가 사라진 것은 낯선 풍경이기도 하다.
중국 프로축구는 한 때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한국도 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했다. 이에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에는 대표팀 핵심 멤버에 중국파가 대거 자리했다.
당시 대표급 선수들의 중국 진출은 환영 받지 못했다. 실제 A매치서 경기력이 부진하자 중국파 선수들의 실력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유럽에 진출할 것으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민재의 경우 2019년 중국에 진출하자 많은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베이징 궈안에서 활약하던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페네르바체(터키)로 팀을 옮긴 이후 더는 중국파 선수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서 활약하는 선수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9월 손준호가 마지막이었다.
물론 벤투 감독이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을 의도적으로 제외한다고 볼 만할 확실한 근거는 없다. 다만 향후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중국 진출이 대표팀서 커리어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들의 행선지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