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산관리인 “검찰이 협조 안 하면 구속영장 청구" 주장…검찰 반박하니 말 바꿔

검찰 “구속영장 청구 말 했나” 따져 물으니…자산관리인 “전해 들었다”로 말 뒤집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수사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가, 검찰이 반박하자 말을 바꿨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부부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검찰이 “증인은 하드디스크를 제출하면 검찰이 정경심 피고인의 의혹을 밝히리라 생각해 변호사와 상의해 은닉하던 것(하드디스크)을 임의제출하기로 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김씨는 “제가 체포되고 구속되는 것이 겁나서 제출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검사가 첫 조사에서 제게 ‘하드디스크가 (PC에서) 분리된 증거가 나왔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칠 테니 나가서 변호사랑 얘기해보라’고 말했다”며 “이에 변호사와 휴게실에서 30분 동안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호사가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구속된다’고 말해서 제가 검사에게 하드디스크를 보관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검찰이 “황당하다. 제가 증인에게 구속영장을 치겠다고 말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 그렇다면(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왜 나가서 변호사와 이야기하고 오라고 했나”라고 되물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검사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묻자, 김씨는 “저한테 직접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진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김씨는 “특이하게 그날은 저를 (조사실에) 못 들어가게 하고 변호사와 얘길 나눴고, 이후 변호사가 ‘구속영장이 (검사의) 책상에 있다, 휴게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변호사가 말했다는 취지가 아니냐”고 따졌고, 김씨는 “직접 들은 것과 변호인한테 전달받은 게 어떤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2019년 8월 정 교수의 자택 PC의 하드디스크 3개와 교수실 PC 1개를 숨겨준 혐의(증거은닉)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김씨는 정 교수 지시로 여자친구 명의의 자동차 등에 하드디스크와 PC를 숨겼다. 여기에 정 교수 자녀들의 입시·학사 관련 비위 혐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자료 등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