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72%P 급감
대면영업 1조3천억↑
손해보험사가 올해 1분기 텔레마케팅(TM)으로 벌어들인 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0억원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채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던 TM시장이 최근 코로나 진정 국면에서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2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TM채널 보험료는 1조89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6% 줄어들었다. 액수로 따지면 3227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흥국화재였다. 흥국화재의 올해 1분기 말 보험료는 6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2.0% 감소했다.
사별로 보면 DB손해보험이 3795억원으로 3.1%, 현대해상은 3177억원으로 19.8% 줄었다. AXA손해보험이 1903억원, 삼성화재가 1296억원으로 각각 5.1%, 12.2% 감소했다. 그밖에 KB손해보험이 1029억원으로 16.4%, 하나손해보험이855억원으로 13.2%, 롯데손해보험이 834억원으로 0.74% 줄었다.
이 기간 보험료가 늘은 곳은 5곳뿐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은 1416억원으로 같은 기간 0.85% 늘었고,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1382억원, 1143억원으로 각각 1.37%, 0.74% 늘었다. MG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은 326억원, 60억원으로 각각 11.81%, 950.2% 늘었다.
올해 TM채널 보험료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채널 영업을 늘리면서 수혜를 입었던 보험사들의 기저효과가 줄어든 탓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전이었던 2019년 1분기 TM채널 보험료는 1조814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세였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이듬해는 2조414억원으로 12.5% 뛰었다. 당시 설계사와 대면을 꺼리는 고객들이 많아지자 손보사들은 대면 영업을 줄이고 비대면 영업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TM영업 채널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대면채널 시장은 커지고 있다. 손보사들의 올해 1분기 대면채널로 벌어들인 보험료는 22조6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4% 증가했다. 액수로 따지면 1조3279억원 늘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영업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험업계에서는 모바일과 온라인(CM)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TM시장에 주력하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초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보맵의 TM 자회사에 어린이 전용 보험을 납품하며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섰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7월 DB디지털 미러링 서비스를 할용한 TM판매 기술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이를 활용한 상품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가입기간이 길고 내용도 복잡해 세밀한 개인 맞춤형 설계를 위해선 1대 1 상담이 필수적"이라며 "장기상품 가입을 원하는 고객을 놓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면상담 만큼이나 TM 채널을 쉽게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