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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쓰나미 덮치는데...한은 금통위원, 두 달째 공석


입력 2022.06.29 06:00 수정 2022.06.28 11:5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임지원 위원 후임, 인선 진척 없어

‘빅스텝’ 앞두고 부재 장기화 우려

한국은행이 별관 공사 때문에 현재 사용중인 삼성 사옥.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자리의 공석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임지원 금통위원이 임기 만료로 한국은행을 떠난지 6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달 소비자 물가가 6% 돌파를 앞둔 가운데, 한은은 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신중하게 검토중이다. 그 어느때보다 금통위원 7명의 다양한 시각과 최선의 결정이 필요한 때라는 우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지원 금통위원 후임의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는 물론 정치권, 학계서도 이렇다 할 하마평도 들리지 않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인사가 끝나면 금통위원 인사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여・야간 공방으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청문회 일정을 잡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장 인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금통위원 부재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통위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합의제 기구다.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 금통위원 5명까지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임기 4년이 보장되는 금통위원은 정부 차관급 예우를 받지만, 명예직으로 인식된다. 위원 5명은 각각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회 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통위원의 보수는 연봉 3억원에 업무 추진비와 차량 유지비 등 5억원 상당으로 알려져있다.


금통위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기준금리 결정으로 다수결을 통해 결정한다. 통상적으로 총재는 의견을 내지 않지만, 3:3 구도에서는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다.


임지원 후임 자리는 은행연합회가 추천을 자리인데, 관행적으로 정권의 의중이 반영돼왔다. 이같은 이유로 은행연합회 측도 하염없이 시그널을 기다리는 중이다.


문제는 미국발 정책 금리 인상 충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초대형 복합위기(퍼펙트 스톰)가 직면했는데, 이같은 추세면 내달 13일 예정된 금통위에도 7명 ‘완전체’가 아닌 6명이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지난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데 이어 다음달에도 이를 예고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이달 빅스텝을 밟아 기준금리가 1.75%에서 2.25%로 오르더라도, 미국 정책금리 상단이 2.50%로 높아져 내외 금리가 역전된다.


이에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를 잡고,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빅스텝을 두 번 연속 해야 한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우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자부담 폭탄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가 우려된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봐도, 금통위원들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그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다수는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빠르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주상영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경기 여건을 봤을 때 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은 고위급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회의만 할 때 잠깐 참석해 5억원을 수령해간다는 비판을 보낸다”면서 “실제로는 수시로 한은 실무진들과 경기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그 임무가 막중한 자리”라고 염려를 표했다.


한편 올해 남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내달 13일, 8월 25일, 10월 12일, 11월 24일 네 차례 남았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75%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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