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LCD사업 철수와 맞물린 BOE 발주 감소
실제 삼성전자 LCD 공급망 내 BOE 점유율 17%→13%
반대로 CSOT는 삼성 공급망 내 가장 많은 패널 조달할 것으로
최근 삼성전자가 TV 출하량 목표를 크게 줄이며 공급사별 물량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BOE 고전과 그에 따른 CSOT의 반사 이익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TV 출하량 목표를 당초 4500만대에서 4200만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TV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 전체가 전년 대비 474만3000대 가량 줄어든 2억879만400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패널 공급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목표를 줄이면서 중국 BOE로부터 제공받는 LCD 패널 물량도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BOE가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한다는 점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선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BOE 측이 로열티 지급을 거절하며 양사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LCD TV 패널 공급 물량에서 BOE 점유율은 지난해 17%에서 올해 13%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5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자료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CSOT(21%)에서 가장 많은 LCD TV 패널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HKC(20%), BOE(13%), AUO(11%), 샤프(10%), 삼성디스플레이(8%), LG디스플레이(7%) 순이다.
삼성전자의 현 주력 TV 중 하나는 LCD 패널이 장착되는 네오 QLED TV다. 그렇기에 삼성전자가 전체 TV 출하량을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LCD 패널 발주를 줄이더라도 일정 규모는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또한 지난 6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접은 상태에서 BOE 패널 발주 감소까지 이어지자 기타 업체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 CSOT의 경우 최근 전세계 LCD 점유율에서 BOE를 따돌리며 점유율 격차를 늘리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BOE 글로벌 LCD 점유율이 13%인데 반해 CSOT는 21%를 달성했다. 2020년 BOE의 글로벌 점유율이 25%, CSOT가 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BOE 점유율 절반을 끌어내리고 반사 이익을 얻은 업체는 CSOT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연관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중국 최대 TV제조사인 TCL 자회사 CSOT에 약 1조2700억원에 매각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는 CSOT에 8700억원을 투자해 CSOT 2대 주주가 됐고 양사는 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CSOT의 모호사 TCL 리둥성 회장은 이달 말 삼성전자에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CSOT에게 모회사 TCL 다음으로 비중이 큰 대형 고객사다. CSOT 생산 물량의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BOE가 삼성측에 납품하는 패널 물량이 적진 않지만, 향후 시장 구도가 또 어떻게 바뀔 지 모른다"며 "현재로써 삼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CSOT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LCD 물량 확보나 향후 IT용 OLED 기술 동향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