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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도 못 막은 호불호…넷플릭스 ‘다작’ 전략 독 되나


입력 2022.07.21 09:58 수정 2022.07.21 10:1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블랙의 신부’ 불륜·막장 소재, 일부 시청자들에게 혹평

넷플릭스가 일상적 소재와 막장 코드를 버무린 ‘블랙의 신부’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혹평을 유발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스케일로 무장한 장르물이 아닌, 불륜과 복수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했지만, 주말 드라마 혹은 아침 드라마에서 본 것 같다는 일각의 지적을 받아야 했던 것.


‘안나라수마나라’부터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거쳐 ‘블랙의 신부’에 이르기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공백기 없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넷플릭스지만, 다양한 시도들이 연이어 통하지 않게 되면서 지금의 적극성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넷플릭스

지난 15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대기업 임원 남편과 전교 1등 딸까지, 완벽한 삶을 살던 서혜승(김희선 분)이 남편의 불륜과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모든 걸 잃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 다음 날인 16일 국내 TV 프로그램 시청 순위 4위를 기록한 ‘블랙의 신부’는 이후 글로벌 순위에도 진입하는 등 나쁘지 않은 지표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남편의 불륜과 상처받은 아내의 복수, 또는 상류층의 끝없는 욕망을 통해 인간의 민낯을 보여주는 설정과 전개 방식은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실망을 자아낸 모양새다.


이미 안방극장에서 흔하게 쓰이던 소재라는 평가와 함께 일부 시청자들은 ‘아침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간 큰 스케일의 장르물들을 주로 선보이던 넷플릭스가 친숙함에 방점을 찍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지만, 결국 그 전략이 통하지 않은 셈이다.


앞서 뮤지컬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와 전 세계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스페인 시리즈를 한국적으로 리메이크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역시도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얻은 바 있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과 ‘D.P.’, ‘지옥’ 등 수작들을 내놓으며 전 세계 구독자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평가가 연속해서 엇갈리면서 국내 콘텐츠를 향한 신뢰도마저 낮추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 중이다. ‘모범가족’과 ‘글리치’, ‘정이’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D.P.’와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의 다음 시즌 제작 확정도 예고하면서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예능 콘텐츠 또한 더욱 활발해진 전망이다. 추후 선보일 예능 콘텐츠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한국 예능 상견례’ 행사에서 넷플릭스 콘텐츠팀 유기환 매니저가 이 자리에서 음악 예능 ‘테이크 원’을 비롯해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의 노동 예능 ‘코리아 넘버원’, 최고의 피지컬, 몸을 찾는 ‘피지컬 100’ 등을 소개하면서 “굉장히 많은 크리에이터들과 여러 개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4년 동안 6개가 아닌 한, 두 달에 하나씩은 예능을 꾸준히 보실 수 있도록 론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이 쌓일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유 매니저가 예능 콘텐츠 방향성에 대해 “스케일이 큰 작품에선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은 보여주되, 대신 빠르게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생각 중이다. 숏폼까지는 아니더라도 길이가 짧은 콘텐츠 등 앞으로 20분짜리 다섯 편, 세 편, 이런 것도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V에서 익숙하게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같은 것도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최근 색다른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시청층을 겨냥 중인 넷플릭스지만 이것이 오히려 장점을 희미하게 만드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쿠팡플레이의 ‘안나’, ENA채널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있는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애매한 행보가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어떤 전략이 통할 것이라는 건 알 수 없다. 킬러 콘텐츠 외 다양한 콘텐츠들을 확보해 구독자들에게 꾸준히 재미를 주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다만 실패가 몇 번만 반복돼도 시청자들은 금방 외면하게 된다. 그만큼 흐름이 빠른 상황에서 어렵게 쌓은 신뢰가 빠르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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