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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29兆 선물 보따리에 美 바이든 "땡큐"·"땡큐"·"땡큐"(종합)


입력 2022.07.27 08:29 수정 2022.07.27 08:3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최태원, 26일 美 백악관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방안 논의

반도체∙배터리∙그린∙바이오 분야에 300억 달러 가까이 미국 투자

바이든 "역사적인 발표" "땡큐" 화답…"美 일자리 2만개까지 늘어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반도체·그린에너지·바이오 사업에서 220억 달러(29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까지 감안하면 대미 투자 규모는 약 300억 달러(39조원)에 달한다.


최 회장의 깜짝 선물보따리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사적인 발표"라며 "땡큐, 땡큐, 땡큐"를 세 번이나 언급하는 등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최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이 같은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양측은 당초 대면 면담을 계획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화상 면담으로 변경했다.


이 자리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등 SK측 인사와 지나 러몬도(Gina M. Raimondo)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Brian Deese)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리 자이디(Ali Zaidi) 백악관 환경 어드바이저 등 미국측 인사가 배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건물 중간에 위치한 관저 집무실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SK그룹이 단행키로 한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중 150억 달러는 반도체 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된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 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이미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 투자까지 감안하면대미 투자 규모는 약 300억 달러(39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며, 더불어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반도체 R&D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SK는 강조했다.


또한 SK그룹이 전기차 및 그린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할 경우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진출과 국내 기업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5월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해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산업에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집중될 만큼 이번 투자는 핵심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179조원이 국내 투자액이며, 나머지 68조원가량이 해외에 투자할 금액이다. 해외 투자금액 중 39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미국에 집중돼있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테네시 공장 생산능력은 43GWh(기가와트아워)이며 켄터키 공장은 86GWh(43GWh 2기)로 총 129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60키로와트(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포드,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공동 투자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감염으로 대면 만남을 갖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SK의 대규모 투자계획에 "역사적 발표"라고 밝히며 "땡큐, 땡큐, 땡큐"를 세 번 언급하는 등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SK그룹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중간 중간 최 회장을 '토니(Tony)'로 부르며 각별한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토니는 최 회장의 영문 이름이다.


그는 회의 중 SK 투자가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고 최 회장은 미국 내 인력 양성과 미국 기관과의 파트너십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최고의 노동자를 얻을 수 있도록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SK그룹은 대규모 대미 투자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미 행정부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은 한미 양국의 대표적 ‘윈-윈(Win-Win) 경제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는 이번 투자로 미국 핵심 산업 인프라와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수 있고 미국은 일자리, 세제혜택 등 막강한 지원으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계획한 전체 투자규모 247조원 가운데 179조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는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투자규모의 70%가 넘는 금액을 국내에 투자키로 한 것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생산기반과 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과 R&D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 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 투자 역시 흔들림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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