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2.25%→2.50% 인상
연말까지 3%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 남아
"집값 하락 분위기 깊어져…내년 상반기까지 반전 힘들어"
한국은행이 올 들어 4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 2.5%대로 올라선 건 지난 2014년 8월 이후 8년 만이다.
연말까지 금리 인상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시장의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극심한 거래절벽 현상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연 2.50%로 결정했다. 지난 4월과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사상 처음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에서 베이비스텝을 밟는 것으로 돌아섰지만, 한은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단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75~3.0% 수준까지 오를 거란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만큼 10월과 11월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비슷한 수준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지난해 8월 이후 1년 새 기준금리가 2.0%포인트 급등했는데, 앞으로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차주별 대출이자 부담도 그만큼 크게 불어나게 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0%까지 오르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7%대에 이를 거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주택시장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세제 개편 작업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단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금 대부분의 매수대기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거래절벽 현상이 하반기 들어 상반기보다 더 심각해진 상황이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전처럼 빠르게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는 오르는 데 반해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나 규제 완화 등 모든 것들이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돼 그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여 관망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시기가 온 것 같다"며 "다만 급급매로 처분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아직 버티면 오른다고 생각하는 매도자들이 많아 낙폭이 조금씩 커지긴 하겠지만 가격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장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진 않을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경기 흐름과 별개로 움직일 수는 없어 회복 수준까지 가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하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사업을 활성화하는 정부 정책들이 구체화하면 금리가 오르더라도 주택시장 분위기가 조금 반전될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현재로선 민간에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시장 자체가 받고 있는 하락 압력이 계속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