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세 번째 인가…신한·키움 시스템 구축 마무리
KB證 체크리스트 준비·NH투자 승인 대기 등 인가 절차
트래블카드 등 시장 후발주자로…"고객 확보·편의성 감안"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발맞춰 증권업계가 일반환전과 트래블카드 출시 등 등 외화 관련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일반환전 인가를 따낸 증권사들이 연내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는 가운데 인가 획득의 마지막 절차를 밟는 곳들도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환전 업무를 획득한 증권사들이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 지은 뒤 연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로 일반환전 인가를 획득했다. 환전 서비스 출시는 연내 이뤄질 예정으로 앞으로 은행을 가지 않아도 삼성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바로 환전이 가능해진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7월 증권사 최초로 일반환전 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9월 신한투자증권이 인가를 따냈다. 새해에는 삼성증권이 합류하면서 해당 사업에 뛰어든 증권사는 총 3곳으로 늘었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일반환전 업무 승인을 받은 뒤 환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두 증권사는 그간 관련 IT 인프라 개발을 진행해왔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규정 개정 및 요건 해석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거의 끝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서비스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언제쯤 출시할 수 있을 지는 다음 달 정도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환전 인가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2023년 7월에 일정요건을 갖춘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도 개인 및 기업 고객 대상 일반환전 업무가 가능하도록 외국환거래규정을 신설하면서 가능해졌다.
그동안 개인의 여행이나 유학, 기업의 수출입 용도의 일반환전은 은행만 가능했고 증권사는 투자 목적에 한해 환전 업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증권 투자가 아닌 환전도 증권사 MTS를 통해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빗장을 연 것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종투사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은 일반환전 시행을 위한 인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을 제외하면 일반환전 인가가 가능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이 있다.
이 중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일반환전 인가를 받기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사들이 일반환전 업무에 참여하려면 체크리스트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뒤 기재부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일반환전에 필요한 준비 사항을 점검하는 절차로 금감원을 거쳐 기재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증권은 현재 일반환전 인가를 위해 금감원에 제출할 체크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인가 절차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 중인 셈이다.
NH투자증권은 일반환전 체크리스트를 금감원에 제출해 통과한 후 기재부의 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절차가 끝나가는 만큼 일반환전 인가 획득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젊은 증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의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해 트래블카드를 출시한 뒤 올해 일반환전 업무 진출을 본격화하는 등 외화 관련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온 누적 인원은 2597만명으로 이미 2023년 전체 해외여행자 수(2271만5000명)를 넘어섰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나무 트래블월렛' 카드를 출시해 고객들이 해외여행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앞서 같은 해 10월에는 유안타증권이 코나카드와 제휴해 '유안타 트래블제로' 카드를 선보였다.
트래블카드는 국내 5대 금융지주가 모두 참전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증권사들은 트래블카드와 후발주자로 속속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트래블카드 및 일반환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사업 경쟁력이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면서도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고객들의 편의성과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