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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왕세자' 인내 끝에…찰스 3세, 영국 새 국왕 '왕위계승'


입력 2022.09.09 17:00 수정 2022.09.09 17:28        정도원 이한나 기자 (united97@dailian.co.kr)

英 총리 "왕관, 새 군주께 넘어갔다"

찰스 3세도 '왕명'으로 애도 성명 내

64년간 왕세자 머물러…기록 갱신

73세 국왕 즉위도 역대 최고령 기록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웨일스 대공(왕세자)으로 책봉된 이듬해인 1970년 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선왕 엘리자베스 2세와 부군 필립 대공 곁에 앉아있다. ⓒAP·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왕세자 웨일스 대공 찰스가 새 국왕 찰스 3세로 즉위했다. 정식 대관식은 수 개월 뒤에나 치러질 예정이지만, 대관식 전이더라도 선왕의 서거에 따라 왕위는 자동으로 계승됐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9일(한국시각) 성명에서 "오늘 왕관이 우리의 새로운 군주이자 국가원수인 찰스 3세에게 넘어갔다"며 "모왕(母王)이 오랫동안 우리에게 헌신한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국왕에게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찰스 3세도 이날 국왕의 칭호로 발표된 성명을 통해 "나의 어머니 여왕의 서거는 나와 모든 왕실 구성원들에게 큰 슬픔"이라며 "사랑받던 군주였던 어머니가 서거한 것에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는 선왕 엘리자베스 2세와 배우자 에딘버러 공작 필립 대공 사이에서 1948년 11월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에는 엘리자베스 2세의 부왕 조지 6세가 아직 재위하고 있었던 때라, 왕세손의 탄생에 해당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2세 때의 일이다.


4세 때인 1952년 조지 6세가 서거하고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하면서 왕위의 추정상속인이 됐으며, 10세인 1958년에 영국 왕세자가 받는 작위인 웨일스 대공에 봉해졌다. 웨일스 대공으로서의 정식 책봉식은 케임브리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69년에 거행됐다.


영국 왕실의 전통에 따라 해군 장교로 입대해 대위로 예편했다. 이후 스펜서 백작가의 영애 다이애나와 교제를 하다가 1981년 7월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갖고 혼인했다. 그러나 '세기의 결혼'은 두 사람 사이의 성격 차이로 삐걱거리다가 1992년에 별거 시작, 1996년 이혼으로 끝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장수하면서 찰스 3세의 왕세자 생활은 길어졌다. 1958년 왕세자로 봉해진 뒤, 64년 동안 왕세자에 머물러 영국사의 기록을 갱신했다. 종전에는 에드워드 7세가 60년 동안 왕세자로 머물러 가장 길게 웨일스 대공 작위에 머물렀던 인물이었다.


찰스 3세는 이날 즉위와 동시에 영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73세로 즉위한 국왕은 영국 사상 가장 고령으로 왕위에 오른 국왕이 됐다. 종전 기록에는 1830년 64세의 나이로 즉위한 윌리엄 4세였다.


왕호 '찰스' 다시 등장은 337년 만의 일
고 다이애나와의 사이에서 2남 얻어
40세 윌리엄 공작, 새 왕위 추정상속인
정식 대관식에는 최소 수 개월 걸릴 듯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세자 신분이던 1969년 웨일스의 카디프 성에서 왕립 웨일스 연대의 대령 정복을 입고 경례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영국에 남자 국왕이 선 것은 70년만의 일이다. 찰스 3세의 왕위 추정상속인인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과 그 아들 조지가 모두 남성인 만큼, 엘리자베스 2세 서거와 찰스 3세 즉위 이후 최소 현 세대에서는 영국에 여왕이 다시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왕호 '찰스'가 다시 사용되는 것은 스튜어트 왕조의 국왕이었던 찰스 2세가 1685년 서거한 이래, 무려 337년만의 일이다. 왕호 '찰스'는 찰스 1세(재위 1625~1649)가 청교도 반란에 휘말린 끝에 올리버 크롬웰에게 시해당하고 왕정이 일시 폐지되면서 불길하다고 여겨졌지만, 반대로 찰스 2세가 성공적으로 왕정복고를 이뤄냈기 때문에 전혀 불길하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 바 있다.


영국 외에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14개 '영연방 왕국'의 국왕으로 동시에 즉위하게 된 찰스 3세는 선왕 엘리자베스 2세의 고령에 따라 이미 왕의 업무를 일정 부분 분담하고 있었던 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이었던 1992년 세자빈 다이애나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했다. 또, 1997년에는 홍콩 반환식에 영국 왕실을 대표해 참석해 영국 내각을 대표해 참석한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와 함께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이후 엘리자베스 2세를 대신해 영연방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등 2010년대부터는 사실상 섭정과 유사한 지위에서 공식 업무를 분담해왔다.


가족 관계로는 고인이 된 다이애나 세자빈과의 사이에서 2남을 얻었다. 결혼 1년만인 1982년 장남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을 얻었으며, 1984년에는 차남 서식스 공작 헨리를 얻었다.


콘월 공작 윌리엄은 올해 이미 40세인 만큼, 부왕이 정식으로 대관식을 치른 뒤에는 자신도 차기 왕위계승자인 웨일스 대공으로의 책봉식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왕위계승서열은 웨일스 대공으로 정식 책봉되기 이전에도 이미 추정상속인인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이 1순위이며 윌리엄 공작의 장남 조지가 2순위, 장녀 샬럿이 3순위, 차남 루이스가 4순위이다. 찰스 3세의 차남 서식스 공작 헨리는 5순위로 그 뒤이며, 해리 공작의 장남 아치가 6순위, 장녀 릴리벳이 7순위다. 이후에는 방계로 넘어가 찰스 3세의 남동생 요크 공작 앤드루가 8순위가 된다.


한편 새로운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정식 대관식에는 최소 수 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선왕 엘리자베스 2세도 조지 6세의 서거에 따라 왕위를 자동계승한 것은 1952년 2월 6일의 일이지만,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의 대관식은 이듬해 6월에나 치를 수 있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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