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 흔들리지 않게. 그렇죠. 그렇게 들어요. 오오 좋아요. 잘했어요.”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장미란체육관 역도훈련장.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을 배출한 고양시청 역도선수단(감독 최종근)의 국가대표들(진윤성·신록·박주효 등)이 직접 레슨하는 ‘고양시청 무료역도교실’은 열기로 뜨거웠다.
역도를 배우고 할 수 있는 유료 공간은 있지만 무료 공간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현 국가대표 레슨이 이뤄지는 고양시청 무료역도교실은 눈에 띈다. 참고로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안산공고)도 합류할 고양시청 역도선수단은 국내 최강으로 손꼽히는 팀이다.
지난 2013년부터 고양시민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에 나서 호평을 받았던 고양시청 역도선수단은 지난 8월,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열리지 못했던 무료역도교실을 재개하고 역도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다시 호흡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동호인과 일반시민 등 50명을 대상으로 두 클래스로 나눠 주 2회씩 총 20회 실시한다(10월 20일 종료 예정). 직장인과 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교육 시간은 오후 6시30분 시작해 9시30분까지 진행된다.
입장하는 교육생들 중 예상 밖으로 여성 비율(30% 이상)이 높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에는 여성분들이 더 꾸준하고, 열의를 품고 교육에 참여한다”고 귀띔했다. “역도하면 몸이 굵어진다” “뚱뚱해진다” “노잼 운동이다” 등과 같은 말은 역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진 편견이었다.
고양시청 최종근 감독은 “역도는 전신 운동으로 신체 균형을 잡아주고 근력을 향상 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로 배우지 않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운동이다. 올바른 자세와 효율적인 힘쓰기 기술을 접목시켜 역도를 제대로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무료역도교실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역도는 단순히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 아니다. 건강 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바벨을 들어 올릴 때 인체 내 순환이 활발해지고, 심폐 지구력과 균형 감각 또한 키워주는 운동이다.
이어 최 감독은 “최근 여성들이 역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탄력 있고 볼륨 있는 몸매를 가꾸는 동시에 건강한 신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 들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 감독 말대로 ‘코어근육’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역도는 남녀 가리지 않고 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바벨을 들어 올리는 동작의 기본이 되는 스쿼트 운동은 코어근육 강화에 효과가 크다. 허리에 통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역도의 기본 동작을 권하기도 한다. 실제 ‘고양시청 무료역도교실’ 교육생 중에는 여성 한의사도 있다.
해외 여자 스타들도 역도로 몸매를 관리한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 베컴(스파이스 걸스 출신 패션 디자이너)도 체육관을 찾아 가장 먼저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베컴은 “(늘씬하면서도)탄력 있는 몸매를 다지기 위한 기본 동작”이라고 말한다. 헐리우드 스타 카메론 디아즈도 몸매 비결로 과거 “매일 30분씩 역도를 한 뒤 유산소 운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여성 교육생은 “‘역도를 내가? 왜?’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에게 딱인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은 물론이고 몸매를 잡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생들도 “현 국가대표와 국가대표 출신 코치들의 레슨을 받다보니 더 안전하다”, “다른 종목들도 이런 교실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료역도교실은 교육생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고양시청 이세원 코치는 “선수들에게도 무료역도교실 프로그램은 도움이 된다. 교육생들을 직접 가르쳐 보면서 선수 입장에서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면 먼저 지도자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이나 선수들에게나 무료역도교실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조건도 제시했다. 이 코치는 “생활체육지도사가 보강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생활체육지도사가 보조된다면 코치진과 선수들과 함께 교육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강조하는 것은 역시 관심이었다.
이 코치는 “역도무료교실에 앞서 참관 수업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여러분들이 오셔서 현장을 직접 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선수들이 긴장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박수와 관심이 쏟아지다보니 선수들이 실전 만큼 들어 올리더라. 역시 관심과 사랑이 선수들을 키우는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