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이 돈 250만원에 말다툼하는 촌로 전락…….
이제 와서 “입양이야말로 원했던 일”
동물 사랑은 없고 인기에만 연연
정부, 단호히 서울대공원에 보내라
문재인의 풍산개 반납 비판 관련 입장 발표는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한다.
이것이 우리가 5년 동안 그에게서 통치를 받은, 대한민국 직전 대통령의 한없이 넓은 인심이요 사랑이다. 두 달 뒤면 만 70세가 되는 그가, 매월 혈세로 받는 수입 가운데 연금과 보조금만 해도 그 20배가 넘는 250만원 가지고 이렇게 생색까지 내는 ‘아량’에 새삼 놀라면서 서글퍼진다.
개들을 서울 청와대에서 경남 양산 사저까지 데려가고 반납 지정 장소(대구 경북대 병원)까지 데려오는 데 돈이 들었으면 얼마나 들었다고 ‘심지어’란 표현까지 동원하는 것인지……. 대한민국 전임 대통령이 돈 10원에 일희일비하는 촌 할아버지(村老)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한번 물어보자.
연금을 비과세로 월 1400만원씩 받는 데 더해서 예우 보조금, 비서실 활동비, 차량 지원비, 국내외 여행비, 의료비, 간병인 진료비 등이 다른 전직 대통령들보다 두 배 더 많이, 셀프 법 개정으로 많아진 사실은 알고 있는가? 선진 외국에 비슷한 사례가 전무한, 국민 세금으로 월급 주는 퇴임 대통령 경호원을 65명이나 두고 있는 것도 알긴 아는가?
문재인은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2마리와 새끼 1마리를 파양(破養)한 결정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자, 인기에 민감한 그의 얼굴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탁현민, 윤건영 같은 충견(忠犬) 측근들이 나서서 법적 논리로(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미개정으로 국가 재산을 개인이 갖고 있는 건 위법이라는) 반박했으나 국민 정서에 씨알도 안 먹히자 자기가 직접 SNS에 글을 썼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곧 합법화되는 것을 전제로 불법이지만, 임시로 큰맘 먹고 대신 키워 줬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책임이라는 취지다.
그는 자신의 ‘위법 행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상상력의 극치를 이루는 엄살을 피우면서,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몰이에 대해 문재인의 안보 라인 및 자기 자신을 겨냥한 현 정부 감사원 비판도 입장문에 끼워 넣었다.
그가 그토록 우정과 애정을 보인 북한의 ‘최고 존엄’에게서 받아 온 풍산개를 퇴임 후에도 그와 부인 김정숙이 데리고 있는 건 이 나라 국민들이 보기에 매우 자연스러운, 상식에 속한 문제였다. 그걸 불법이니 합법이니 따지고 월 사육비 250만원에 파양하네, 반납하네 하는 뉴스를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한 게 우리 보통 사람들이다.
법적인 얘기를 그와 측근들이 하는 건, 사육비를 국민 세금에서 받아 내려는 치사한 요구가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반대에 부딪치게 돼 돈도 아깝고 화도 나서 반납해 버린 뒤에 궁지에 몰리게 되자 내세운 변명의 논리일 뿐이다. 개들이 사랑스러워서 데리고 내려간 것이 아니라 사실은 정부가 돈을 대줄 걸로 믿고, 김정은 선물이기도 하니 국가기록물을 ‘소유’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문재인 부부의 위선은 필자가 이미 지적했듯이(데일리안 [정기수 칼럼] 11월 8일자) 전문 사육사 고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월 사육비 250만원의 80%가 이 사람 월급이었던 것이다.
개 키우고 돌보는 건 다른 사람이 하고 자기들 부부는 사진이나 찍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돈을 왜 국민들이 내줘야 하나? 이러는 그들의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에 얼마 전 수확했다고 전 가족이 사진을 찍어 자랑한 고구마도 남들이 키우고 캐 줬음에 틀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문재인은 보수우파 언론의 화살은 눈과 귀를 닫으면 지나가리라고 믿었겠지만, 자기 진영의 유명 인사가 뼈아프게 비판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의 “이제 그만들 하자.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 동물답게 잘 양육 관리하면 될 일”이라고 끝까지 법 탓, 윤석열 정부 탓으로 우긴 입장문 작성계기는 다름 아닌 동물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우희종의 말이 결정적이지 않았을까…….
우희종은 세월호 투쟁 세력을 이끌었으며 요즘 매주 윤석열 퇴진 요구 집회를 벌이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공동 상임대표다.
맞는 말이다. 그는 입양아가 입양 부모와 맞지 않으면 바꿔서 해결하면 된다고 한 사람이다. 그가 ‘무상으로’ 키운 풍산개들 중 한 마리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인다는 보도도 있다.
정부는 경북대에서 치료가 끝나는 대로 개들을 서울대공원이나 다른 적절한 국가 기관 품으로 보내 나라가 창피한, 이 논란에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기 바란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