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연애 길잡이’, 일본서 드라마로 공개
각 OTT들 웹툰 원작 시리즈물 제작 활발
웹툰을 원작으로 삼는 드라마, 영화가 늘어나면서 웹툰이 ‘IP(지식재산권)의 보물창고’가 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국내 웹툰을 향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가능성 또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일본 지상파 채널 TV아사히에서 방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31일 TV아사히 계열 로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테라사를 통해 첫 공개 되며, 내년 1월 1일TV아사히를 통해서도 방영된다는 것. 혼다 쿄야, 토요다 유다이, 오오토모 카렌 등 일본 배우들의 출연도 예고됐다.
일본, 중국이 직접 리메이크…한 뼘 더 늘어난 가능성
지난 7월 카카오웹툰의 ‘이태원 클라쓰’를 원작으로 하는 ‘롯폰기 클라쓰’가 일본에서 방영된 바 있다. 물론 해당 웹툰을 원작으로 한 국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가 바탕이 됐으나, 일본에서도 국내 웹툰을 향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커넥트’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카카오국내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다. 국내 드라마를 넘어 웹툰까지도 일본 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앞서는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가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소행성 충돌로 지구 인류가 멸망한 뒤, 달에 홀로 남은 우주 비행사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SF 코미디로 국내 제작사 쇼박스가 중국의 영화화 판권을 확보해 중국 내 자회사가 중국 영화사와 협업해 실사영화로 제작했었다. 누적 관객수는 약 7000만 명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끌었었다.
최근에는 웹툰이 원작이 아닌 작품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웹툰의 영상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내맞선’, ‘내일’, ‘술꾼 도시 여자들’, ‘키스 식스 센스’, ‘금수저’ 등 올해 흥행작만 살펴봐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 ‘살인자ㅇ난감’을 비롯해 디즈니+ ‘무빙’ 등 앞으로 공개될 웹툰 원작 시리즈물도 다수 남아있다.
상상력 바탕된 K-웹툰, 더욱 치열해지는 판권 경쟁
‘외모 지상 주의’, ‘낮에 뜨는 달’, ‘좀비딸’ 등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거나 혹은 제작을 앞둔 웹툰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장르적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단순히 국내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장르 또는 국가에 진출을 하면서 웹툰의 가능성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이제는 인기 웹툰들은 모두 영상화가 됐거나 앞두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판권 경쟁도 치열해졌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웹툰들은 이미 영상화 계약이 다 돼 있다. 작품을 찾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치열한 경쟁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웹툰을 향한 관심의 이유에 대해 ‘상상력’을 꼽았다. 영상화에 대한 고민을 하며 쓰는 기존의 드라마 대본과는 달리, 한계 없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웹툰이라는 것. 특히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꾸준히 연재를 하는 웹툰의 특성상 지금의 독자,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담게 되는 것도 국내 웹툰만의 장점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표현의 제약이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OTT를 중심으로 수위의 제한까지도 완화되면서 국내 웹툰의 장점이 영상으로 구현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면서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국내 웹툰을 향한 탄탄한 팬덤이 형성되면서, 글로벌 시장까지 함께 겨냥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바른연애 길잡이’, ‘문유’처럼 해외에서 직접 리메이크를 하는 사례까지도 생겨나면서 IP 보물창고인 웹툰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선한 작품을 찾는 제작자, 또는 창작자 입장에선 기존의 작품들에선 볼 수 없었던 소재, 내용을 담은 웹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더 새로운 장르, 작품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이어질 것 같다”라며 “국내 웹툰을 향한 해외 독자들의 관심과도 맞물려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 여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