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생각 정리중' 나경원…주위선 "설 이후 출정식"


입력 2023.01.20 13:45 수정 2023.01.20 13:4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羅 "정치여정 돌아보는 중…곧 생각 말씀드릴 것"

박종희 "羅, 여전히 전의 불타…재집권 초석 깔것"

'친윤·용산' 갈등에 당내선 '불출마 예상'도 등장

김영환 충북지사 "갈등은 당·정부에 도움 안돼"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도전을 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압도적인 당심 지지를 기반으로 당권에 가장 가까웠단 평가를 받았음에도, 지속된 친윤그룹·대통령실과의 갈등과 김기현 의원에게 지지율에서 밀린다는 조사결과로 인해 출마 여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나 전 의원의 측근이나 소위 비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여전히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반면, 친윤계 인사들은 당내 비주류와 반윤이란 프레임을 쓴 채로 출마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벌떼처럼 나 전 대표를 공격하니까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되나 논의도 있었다. 나 전 대표는 설 연휴에 정치역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전의에 불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박 전 의원의 발언은 전날 나 전 의원이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꺼낸 "며칠간 제 지난 정치 여정에 관해 생각해보고 뒤돌아보고 있다. 생각을 곧 정리해 말씀 드리겠다"는 말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권 포기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것을 두고 "전달 과정에서 왜곡이 있었을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파장을 일으킨바 있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이례적으로 본명을 내걸고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같은 날 당내 초선 의원 50명은 공동 성명을 내 나 전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공식 활동을 자제하며 이틀간의 잠적에 들어갔다. 첫 반응이 나온 건 지난 1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박 전 의원의 "그저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강력한 입장이 나와 굉장히 당혹스럽다"면서 "(대통령실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얘기가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많다"는 발언이다.


이 같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나 전 의원 측은 사실상 출마가 확정됐다는 얘기를 꺼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당의 가치나 당을 한 번도 탈당하지 않은 보수의 전사로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고 또 차기 재집권까지의 초석을 깔 수 있는 그런 의미로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보다 앞서 지난 19일 하태경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하는데 대통령이 반대 안 한다는 신호를 먼저 얻고 싶었던 것 같은데 타이밍을 놓친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출마를 안 하면 정치 인생이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미 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을 잃은 데다 벌써 내년 총선 출마가 위태롭단 얘기까지 나오는데, 나 전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하다"며 "이미 갈등이 이만큼 커졌고, (당대표에) 나올 것이란 시그널이 그만큼 퍼져있는데 포기하게 된다면 정치적 행보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여론에서도 잊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과 가깝다고 평가받는 인물들은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낮게 보는데 이어 아예 불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속해서 나 전 의원을 비판해왔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권 일각에서 돌고 있는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의 '대법관설'까지 거론하며 "부창부수라는 말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이지만,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를 욕망하고자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나 전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김영환 충북지사도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지금의 스탠스와 발언은 이미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친윤 반윤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당과 정부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면 나 전 의원의 지지가 야당 지지 위에 서게 되면서 (나 전 의원의)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더 큰 정치적 위기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적으면서 나 전 의원을 향해 불출마를 촉구했다.


또 지난 19일 국민의힘 책임당원 중 일부 인원들은 '나경원을 지지하는 책임 당원 모임(나랑모)'를 출범하고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하루라도 빨리 해 들끓는 민심을 진정시키고, 당대표 선출과정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도 여전히 나 전 의원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감지되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총선인데 이미 반윤 이미지가 씌워진 나 전 의원이 당선되면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당이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애초 부위원장직을 받으면서 출마 명분이 약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쌓인 오해들을 풀어내는 게 오히려 낫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