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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대학럭비협회장 “우리도 누구나의 리그가 될 수 있습니다”


입력 2024.04.29 10:38 수정 2024.04.29 15:13        인천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럭비협회장이자 OK 읏맨 럭비단 구단주로 럭비 저변 확대 기여

“럭비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스포츠” 실업 구단 차원의 관심 호소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대한럭비협회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대한럭비협회

“오늘은 대한럭비협회장으로 왔습니다.”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은 럭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비단 럭비협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중학교까지 축구를 하다 고교 진학과 동시에 럭비부에 들어갔다. 그렇게 시작된 럭비와의 인연은 대학교에서도 이어지며 10년 가까이 럭비공을 놓지 않았다.


요식업으로 성공을 거둔 최윤 회장은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과 멸시를 받았던 일본을 떠나 조국인 한국에서 제도권 금융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사업을 확장했다가 2021년 1월 13일 제24대 대한럭비협회장으로 선출돼 다시 한 번 럭비와 연을 맺었다.


럭비 저변 확대와 인지스포츠화를 위해 앞장서온 최윤 회장은 지난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2024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3라운드 경기에 1000명 가까운 관중들이 찾아오자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최윤 회장은 “오늘도 많은 관중들이 찾아주셨다. 럭비 인기가 많아졌다”며 흐뭇해했다.


협회에 따르면 유료관람 정책을 유지한 올해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는 누적 2400여명으로, 3라운드 최종전은 약 900명, 1~2라운드는 약 1500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특히 럭비를 소재로 한 지상파 드라마와 OTT 출시가 잇따라 예고되면서 럭비의 인기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윤 회장은 “일본도 40년 전부터 럭비 드라마가 흥행이 됐다. 드라마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럭비를 접하고 이를 통해 자기 정신을 발휘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는 등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럭비가 좀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 모든 실업팀들이 나오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드라마, 넷플릭스 등을 접한 사람들이 많이 유입될 것이다. 럭비는 위험한 스포츠가 아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스포츠라 믿고 싶다. 전 세계에서는 럭비가 3번째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는 한국전력과 포스코 등 전통의 실업 강호들이 참가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는데 협회장으로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는데 내년에는 꼭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아쉬운 말씀을 드리자면 그곳에 계신 대표들이 회사 차원에서 럭비에 대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며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리그가 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신경 써주고 잘 보살펴 주면 럭비가 누구나의 리그도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대한럭비협회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대한럭비협회

한국 럭비는 최윤 회장이 부단장을 지낸 2020 도쿄올림픽에서 98년 만에 처음으로 본선 문대를 밟았다. 최 회장이 선수 단장으로 선임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17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2024 파리올림픽 본선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최윤 회장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열악한 환경이다. 모든 팀에 22~23명밖에 선수가 없는데 세계적으로는 한 팀에 45명 정도 교체하면서 출전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아쉽게도 아시안게임서 활약했던 12명 선수 중에 1명만 예선에 나갔다. 무려 11명이 다쳤다. 이로 인해 올림픽에 못 갔는데 그럼에도 다음 아시안게임과 다음 올림픽 때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윤 회장은 현 대한럭비협회장이기도 하지만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지난 2023년 3월 창단한 읏맨 럭비단은 ‘일하는 럭비선수’를 모토로 실업팀 운영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단 첫 해 참가한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서는 고려대를 제외한 모든 실업 팀들에 큰 점수 차이로 패했지만 창단 2년 차인 올해는 2승을 거두며 우승까지 넘보는 등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이에 최윤 회장은 “오늘은 대한럭비협회장으로서 왔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읏맨 럭비단의 선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작년에는 우리가 일반 실업팀들하고 하면 50점 이상 차이가 났는데 지금은 이기거나 대등하게 할 수 있다”며 “럭비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으면 많은 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OK가 하는 모델이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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