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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때 성추행한 사촌오빠, 결국 집안 싸움으로 번졌다"


입력 2024.09.11 11:19 수정 2024.09.11 11:20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생 시절 사촌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친척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는 12년 전 일로 사촌들간의 사이가 멀어져 큰집에 가는 게 망설여진다고 밝혔다.


A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명절을 맞아 시골집에 갔다가 사촌오빠로부터 불쾌한 신체 접촉을 겪었다"며 "어른들이 음식을 하고 있고 나는 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그때 중학생이던 사촌오빠가 오더니 은근슬쩍 어깨동무하고 어깨 쪽을 쓰다듬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촌오빠는 초등학생인 A씨에게 "너도 월경을 시작했냐" "남자 친구 있냐" 등 불쾌한 질문을 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초등학생이니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돌이켜보니)굉장히 짜증 났다"고 호소했다.


이어 "싫다고 하는데도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거나 배를 만지는 등 불쾌한 접촉을 이어갔다"며 "사촌오빠는 '귀여워서 그랬다'고 하고, 어른들도 그냥 웃어넘겼다"고 했다.


사촌오빠는 A씨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더 과감히 추행을 시도했다. A씨는 "사촌오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끌고 나가서 으슥한 골목길로 데리고 갔다"며 "그때 갑자기 업어주겠다면서 강제로 날 업었고, 사촌오빠의 손이 엉덩이 쪽을 만지는 것 같았다. 내려달라고 울어도 사촌오빠는 웃으면서 무시했다"고 말했다.


더이상 참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이 사실을 부모님께 털어놨다. 분노한 A씨 부모는 사촌오빠를 찾아가 "네가 인간이냐. 싫다는 동생을 왜 만지냐"고 혼냈다. 그러자 사촌오빠의 부모인 큰엄마가 등장해 "왜 남의 귀한 장남을 혼내냐"고 소리치면서 가족 간 싸움이 발생했다.


A씨는 "사촌오빠와 큰엄마, 큰아빠의 사과 연락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결국 아빠는 자기 형과 인연을 끊었다"며 "몇 년이 흘러 큰아빠가 그때 일은 잘못했다고 해서 화해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전부터는 다시 큰집에 가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앙금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할머니 팔순 잔치 겸 명절 때 사촌오빠가 결혼 선언을 했다. 당연히 축하받는 게 맞는데 아직까지 마음이 불편했다"며 "그 와중에 큰아빠가 며느리 자랑까지 하더라. 아빠가 못 참고 '성추행범이 뭐가 그렇게 자랑이냐'고 한마디 했다가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언쟁은 집안 싸움으로 번져 친척들 사이는 A씨 부모님 편과 큰아빠 편으로 갈렸다.


A씨는 "난 평생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악몽까지 꾸고 있다"며 "사촌오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덮고 되레 자기 행복을 자랑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큰집에 안 가는 게 맞다. 지금도 공소시효가 살아있다고 본다"며 "성폭력 처벌 특례법상 친족 간 강제추행죄는 매우 심각한 범죄다"라고 조언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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