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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주·송일국, 뮤지컬 교과서 같은 ‘애니’로 전한 희망 [D:인터뷰]


입력 2024.11.05 14:22 수정 2024.11.05 14:2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꿈이 현실이 됐습니다. 20세 초반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워벅스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을 꿈꿨죠. 두 어 차례 제안이 왔음에도 상황이 맞지 않아 고사했는데, 이번에 꿈을 이룰 수 있어서 하늘을 걷는 기분입니다.”


남경주는 서울시가무단의 막내 시절 단역으로 뮤지컬 ‘애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 시절 워벅스는 배우 최종원, 워벅스의 비서인 그레이스는 윤석화, 애니의 가짜 아빠 루스터는 최불암, 고아원 원장 헬리건은 윤소정이 연기했다. 단역이었던 남경주가 꿈꾸던 워벅스 역으로 돌아온 건 무려 39년 만이다.


ⓒ와이앤케이홀딩스


‘애니’는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작은 고아소녀 애니’(1924)를 원작으로 한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고아 소녀 애니가 억만장자 워벅스를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워벅스 역은 남경주와 배우 송일국이 함께 연기한다.


이 작품은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273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애니로 발탁된 두 아역 배우 최은영, 곽보경을 비롯한 20명의 아역이 무대를 채운다. 그리고 그들에 둘러싸여 워벅스를 연기하는 두 사람은 “요즘 스무 명의 딸이 생긴 기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들의 에너지를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라서 연기에 대한 개념이 정확지 않아 긴장을 하는데, 진심으로 눈을 맞추고 연기하면서 교감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아이들과도 충분히 밀접하게 교류하며 호흡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남경주)


“오히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정확하게 대사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고 느꼈어요. 감정이 앞서면서 대사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을 보면서 반성했습니다. 최은영 양 같은 경우는 뮤지컬이 다섯 번째라고 하더군요. 연극도 했었고요. 사실상 저보다 한참 ‘선배’인 셈이죠. 하하.”(송일국)


남경주는 이 작품을 ‘뮤지컬의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1977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이 작품은 토니 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7관왕에 올랐고,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요즘은 화려하고 복잡한 뮤지컬이 많습니다. 반면 ‘애니’는 스토리가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보이는 단순한 구조죠. 그 안에 갈등 구조도 많지 않고요. 음악적으로도 인물의 감정이 쉽게 표현되어 있는 익숙한 뮤지컬 음악의 작법을 그대로 보여주는 순수한 작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남경주)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에 이어 세 번째 뮤지컬 도전이다. 이번 작품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호흡을 맞췄던 1세대 뮤지컬 배우 전수경의 적극 추천 덕에 출연을 결정했다. 전수경은 “무조건 해, 너한테 딱이야”라며 송일국을 부추겼다. 송일국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 한 장도 불쑥 내밀었다. ‘애니’ 악보와 마이크, 녹음 프로그램, 건반이 담긴 이 사진에는 송일국의 노력이 엿보인다.


“남경주 선배님과 같은 역할에 더블 캐스팅 됐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세 개의 뮤지컬을 했는데 그 작품이 모두 남경주 선배님이 거쳐간 작품이더라고요. 아내가 ‘당신 성공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송일국)


남경주와 송일국은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15일부터는 세종예술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작품은 어느 시대에 가져다 놓아도 그 시대의 문제들을 담아내고, 해결해야 할 방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보편적인 스토리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애니’는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경제적으론 성장했지만, 여전히 해외 입양이 많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고민해봤으면 합니다.”(남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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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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