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하고 뜨겁게"…현빈표 안중근 '하얼빈' 왔다 [D:현장]

우민호 감독 신작

24일 개봉

우민호 감독과 현빈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아가는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들의 이야기 '하얼빈'으로 돌아왔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는 우민호 감독 배우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하얼빈'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에 대해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모인 독립군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한 후 "그 여정을 숭고하게 담고 싶었다. 힘들지만 대자연들을 찾아다녔고, 독립투사들이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을 스펙터클하게 담으려 했다. 지금 한국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OTT 영화와는 다른 차별성을 고민하게 찍었다. 클래식하게,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우민호 감독은 "전 사실 이 영화를 100번 이상 봤는데 몇 번 울컥했다. 왜 그랬나 생각해 보니 우리 배우들이 혼신을 다한 게 보였다. 그만큼 배우들이 모든 걸 여기에 바친 것 같아 감동이었다"라고 '하얼빈' 시사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현빈이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할을 맡았다. 현빈은 "안중근이라는 인물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큰 존재감과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 처음에는 거절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님께서 계속 제안을 주셨다. 왜 계속 제안을 해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와 영광을 가진 배우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라고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이에 우 감독은 "현빈을 캐스팅한 이유는, 현빈의 눈빛에 쓸쓸함과 연역함, 강함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눈빛에서 안중근을 봤다. 고뇌와 쓸쓸함이 있지만 반드시 이루고자 나아가는 모습이 현빈의 얼굴, 눈빛에 모두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안중근 역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처음 연기한 현빈은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안중근 장군에 대한 자료, 기념관에 가 발자취를 찾아보고 알아보고 연구하고 상상했다. 준비하면서 끝날 때까지 이 과정을 안한 날이 없었다. 과거의 거사를 치르기 전까지 모습이 사진이나 글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상상하며 감독님과 상의하는 걸 반복해 나갔다"라고 캐릭터를 구축해 나간 과정을 전했다.

앞서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는 뮤지컬과 영화 '영웅'에서 다뤄져 왔다. 이에 현빈은 "정성화 배우의 안중근 장군과는 다르다. '하얼빈'에서 표현하고자 한 안중근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결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은 이 영화를 준비하실 때부터 독립투사의 안중근의 모습도 담겨 있지만 이 과정 속에서 오는 관계, 괴로움 등을 보여주고자 하셨기에 거기에 맞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군 김상현 역의 조우진은 우덕순 역의 박정민과의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조우진은 스케줄로 불참한 박정민을 언급하며 "지금 다른 영화 촬영차 라트비아에 가 있다. 정말 함께 해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번에 함께하게 돼 좋았다. 역할이 정말 쉽지 않았지만 박정민이 좋은 호흡을 넘겨줘 연기하는 게 행복했다"라고 팀워크를 과시했다.

전여빈은 공부인 역으로 강단 있는 모습으로 활약했다. 전여빈은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많은 분들의 공으로 인해 이 자리에서 편안하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떠올렸다. 또 함께해 준 선배님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 영화였다"라며 "나라는 존재를 넘어서서 무언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라고 물음표를 띄울 수 있었다"라고 영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의 박훈은 영화 내내 일본어로 대사를 하는 도전에 나섰다. 그는 "다른 동료 배우 분들 장면을 보다 계속 울컥했다. 모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저 역시 최선을 다했지만 더 했어야 하지 않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며 "이 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다. 대부분 배우들이 전형성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하는데 저는 전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고민들이 주어졌던 역할"이라고 밝혔다.

우민호 감독은 "박훈 캐스팅했을 때 이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하길 원한다. 일본 사람들이 전혀 거부감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일본어를 연습했다. 릴리 프랭키 배우가 봤을 때도 거의 완벽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불가능에 가까운 것을 해낸 배우"라고 칭찬했다.

현빈과 박훈은 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 영화 '공조'에 이어 '하얼빈'까지 세 번째 협업이다. 이에 현빈은 "박훈이 항상 저를 쫓아다니는 역이었다. 이번에 제일 집요한 상황인 것 같다"라며 "현장에서 만나면 너무 즐겁고 편한 배우다. 현장에서 일본어를 하거나 연습하는 모습들을 보며 진심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박훈을 치켜세웠다.

박훈 역시 "저를 현빈의 남자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라고 너스레를 떤 후 "둘이 하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임하자는 말을 많이 나눴다. 현빈은 안중근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무게감에 고통받고 있었고 저는 외국어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많은 대화를 나눴다. 현빈은 의지를 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동료다. 영화 보고 나서는 저렇게 안중근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현빈을 칭찬했다.

이동욱은 독립투사 이창섭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이동욱은 "우민호 감독님의 부름이 가장 결정하게 된 계기다. 두 번째는 현빈과 작업해 보고 싶었다. '하얼빈' 선택하면서 분량이나 배역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 우리나라 최고의 스태프들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었다. 작품을 하면서는 1인분은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여빈 "진심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게 감격적이고 감사한 순간들이었다. 또 이 시기에 이런 영화를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말했으며 현빈은 "저희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용기와 희망 얻으시길 바란다. 독립군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누가 되지 않도록 모두 진심을 다했다. 이 진심이 관객 여러분들께 전달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