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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다·닛산이 합병을 추진하는 속사정


입력 2024.12.18 21:20 수정 2024.12.18 21:24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우치다 마코토(왼쪽) 닛산자동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겸 CEO가 지난 8월1일 일본 도쿄에서 양사 합작 연구센터 출범을 선언한 뒤 두 손을 맞잡고 있다. ⓒ EPA/연합뉴스

세계 7·8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혼다와 닛산이 기업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판매량 기준)로 발돋움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18일 M&A를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비율을 조정할 방침이다. 당장은 두 회사의 합병이지만, 향후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합류할 전망이다.


혼다와 닛산의 M&A가 성사되면 글로벌 3위 자동차 업체로 도약한다. 혼다(398만대)와 닛산(337만대)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을 합하면 735만대 안팎이다. 1위 도요타(1123만대)와 2위 폭스바겐(923만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의 판매량을 넘게 된다. 다만 올해 1~3분기 기준으로는 현대차그룹(540만대)이 혼다와 닛산의 판매량(530만대)을 앞섰다.


두 회사의 합병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이 급감한 데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혼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줄어든 2579억엔(약 2조 4000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량의 4분의 1 안팎을 차지하는 중국 내 판매량이 43% 급감한 탓이다. 닛산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7% 급감한 319억엔이다.


혼다와 닛산은 이미 지난 3월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하기로 한 만큼 합병을 통해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NHK는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 협의에 들어간 배경에는 치열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이 있다"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두 회사의 M&A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대만의 훙하이(鴻海)정밀공업그룹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하이정밀공업은 아이폰 위탁생산으로 널리 알려진 대만 폭스콘(Foxconn)의 모기업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훙하이정밀공업은 프랑스 르노(닛산 지분 22%)가 보유한 닛산 주식을 인수해 닛산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하이정밀공업의 이런 움직임을 간파한 닛산은 혼다와의 경영통합을 선택했고, 혼다 역시 폭스콘의 경영참여로 닛산과의 업무 제휴가 무효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 때문에 경영통합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홍하이정밀공업이 닛산 경영 참여를 고려하는 이유는 폭스콘의 전기차 사업 진출에 있다. 폭스콘은 수익기반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전기차 사업에 향후 3년간 250억 대만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7년까지 전기차 연간 300만대 생산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닛산 출신 세키 쥰을 전기차 사업을 이끌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하기도 했다.


닛산은 전기차 '리프'를 양산한 회사로 전기차 제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폭스콘은 닛산 투자를 통해 전기차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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