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올 시즌 선두 다툼 중인 현대건설을 꺾고 창단 이래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장소연 감독이 지휘하는 페퍼저축은행은 29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2-25 25-23 19-25 26-24 15-12) 역전승을 거뒀다.
박정아가 팀내 최다인 27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한비도 20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토종 쌍포가 47점을 합작한 가운데 외국인선수 테일러는 12점을 찍었고, 장위도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김연경이 이끄는 ‘선두’ 흥국생명을 바짝 쫓고 있는 현대건설의 최근 상승세(3연승)를 떠올리면 예상 밖 결과다.
이날 경기는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대형 사고에 대해 선수들과 관중들이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시작됐다.
1세트는 모마-양효진-정지윤 등을 앞세운 현대건설의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막지 못하고 빼앗겼다. 2세트에서도 19-22까지 끌려갔지만, 이한비·박수빈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세트스코어 1-1을 만든 페퍼저축은행은 모마의 공격에 속수무책 당했고, 이다현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3세트를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4-24에서 박정아의 퀵오픈과 상대 공격 범실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간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이한비 ‘쌍포’가 불을 뿜었다. 5세트에서도 8-10으로 뒤졌지만 박정아 오픈 공격과 장위 블로킹이 나오면서 14점에 먼저 도달한 뒤 정지윤의 공격이 벗어나면서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구단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을 달성했다. 2021-22시즌 V-리그에 진출한 페퍼저축은행은 데뷔 시즌 3승, 2022-23시즌과 지난 시즌에는 각각 5승에 만족해야했다.
경기 후 박정아는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즌 전 선수들끼리 얘기했다. ‘이번에 두 자릿수 승리는 해보자’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매 시즌 꼴찌의 굴욕을 뒤집어썼던 페퍼저축은행은 장소연 감독을 맞이한 올 시즌 마침내 6승(승점19)을 수확, 전반기를 5위로 마치며 탈꼴찌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이 이날 3-0 또는 3-1로 이겼다면 선두 흥국생명과 같은 승점43째를 챙길 수 있었는데 페퍼저축은행에 져 승점1 추가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 승점2 뒤진 2위로 3라운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