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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탄핵' 명분 약화…최상목 권한대행 놓고 셈법 복잡한 민주당


입력 2025.01.03 05:30 수정 2025.01.03 05:3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헌법재판관 3인 中 2인 선택 임명 '묘수'

崔 참사 수습 긍정평가, 줄탄핵 역풍

李, 여론조사 지지율 과반 이하 여전

'최상목 탄핵 대신 특검' 신속히 재추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관리동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사고 재난피해자 통합지원센터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을 놓고 복잡한 셈법을 겪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연쇄 탄핵 이후 최 대행 체제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자리 잡혔고,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선별적 임명 거부가 이뤄지면서 '줄탄핵' 명분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신년 여론조사 지지율이 여전히 과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국민 공감대가 부재한 상태란 시각도 나온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헌법재판관 3인 가운데 2인을 선택적으로 임명함으로써 위헌·위법한 행위를 한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탄핵에 돌입하는 것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앞서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야가 각각 추천한 정계선 후보자와 조한창 재판관을 임명했고, 야당이 추천한 마은혁 후보의 임명을 보류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 거부한 것에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다른 '묘수'를 보인 것이다.


이에 야당은 반발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최 대행이 저지른 행위는 매우 나쁜 전례를 남길 수 있어 분명히 책임을 따져야 하고, 그 방안이 탄핵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고 당 내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다만 대한민국이 지난해 12월을 매우 어렵게 보낸 부분을 배려한 것"이라고 탄핵 유보 배경을 설명했다.


장경태 의원은 같은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조치는 일단 유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일단 저희는 헌정질서 회복이 먼저라고 보고 있다"며 "헌법기관들이 여러 가지 지혜를 모아야 될 때라고 보고, 우리도 월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를 엄중하게 지적함과 동시에 어찌 되었건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앞줄 가운데)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을 주저하는 이유는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대외적인 선별 임명 거부가 이뤄지면서 탄핵 명분이 약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정계선·조한창) 임명은 절묘한 묘수로 꼽힌다. 야권의 입장에서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정계선·조한창 후보자 외 야당 추천 몫 마은혁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에 변수가 될 수 있는데, 최 대행이 이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최 대행이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의 최일선으로 활약하면서 정치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점도 쉽사리 탄핵을 추진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면 국민적 불안감이 커짐과 동시에 민주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대권 주자로 바라보는 지지율 확장이 더디다는 점도 치명타다.


각 언론사가 지난 1일 공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표의 지지율은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12월 29~30일, 100% 무선전화면접) 35%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12월 28~29일, 100% 무선전화면접) 39.5% △경향신문(메타보이스, 12월 28~29일, 100% 무선전화면접) 33%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이 70%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40%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우선 민주당은 탄핵을 시도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배경 아래, 최 대행에 대한 탄핵 대신 특검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재의결은 최대한 신속히 하기로 했다. 원내지도부가 의장과 (본회의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며 "내일이든 토요일이든 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하겠다. 주말이라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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