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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부실채권 6조 육박 ‘먹구름’…부동산PF 여파


입력 2025.01.14 06:00 수정 2025.01.14 06:00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1년새 1조7000억원 넘게 늘어

2001년 말 이후 가장 많은 수준

기준금리 인상에 연체 직격탄 맞아

“단기간 내 건전성 개선 가능성↓”

아파트 재건축 현장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국내 캐피탈사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조6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연체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PF 대출 비중이 큰 캐피탈사들의 긴장감은 날이 갈수록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할부금융사와 리스사 등 캐피탈사 51곳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5조73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7%(1조7453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영향이 남아있던 지난 2001년 말(7조8151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캐피탈사 고정이하여신 잔액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이중 하위 3단계에 속하는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을 뜻한다.


캐피탈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은 749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다. OK캐피탈은 77.6% 증가한 483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181.2% 급증한 4497억원을, KB캐피탈은 9.3% 늘어난 4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캐피탈은 229.7% 폭증한 4134억원으로 나타났으며 BNK캐피탈도 158.4% 늘어난 3331억원으로 나타났다.


그 외 롯데캐피탈은 15.4% 줄어든 2677억원을, 우리금융캐피탈은 10.4% 증가한 245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과 BMW파이낸셜서비스은 각각 2434억원, 2272억원을 기록하며 고정이하여신 상위 10개 캐피탈사에 이름을 올렸다.


고정이하여신 규모 상위 10개 캐피탈사.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살펴보면 메이슨캐피탈의 경우 93.1%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점을 찍었다. 파이오니어인베스트가 뒤를 이어 57.5%를 기록했으며 무궁화캐피탈이 47.2%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웰컴캐피탈(38.6%) ▲JM캐피탈(32.3%) ▲OK캐피탈(30.2%) ▲중동파이넨스(28.8%) ▲CNH캐피탈(22.2%) ▲A캐피탈(15.2%) ▲HB캐피탈(1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부동산PF 부실이 자리 잡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2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짐과 동시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은 “캐피탈산업은 과거 대비 조달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부동산PF의 제한적인 신규 취급과 부실 발생으로 수익성은 과거 대비 저하됐다”며 “건전성 저하 여신의 질적 수준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건전성 지표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우호적인 부동산 경기가 지속될 경우 시공사 부실 또는 미분양 위험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및 손실 인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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