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 전쟁 발발 466일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수도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며 “휴전은 오는 19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마침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됐음을 발표할 수 있게 됐다”며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가자지구 내 무고한 민간인들의 고통도 끝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협상이 타결됐다”며 “인질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6일 내각이 회의를 열어 휴전 합의안을 승인하고, 일요일께 인질이 석방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안은 가자 전쟁의 휴전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1단계는 6주(42일) 동안 이스라엘군이 일부 철수하고 양쪽의 인질과 포로 교환이 이뤄진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노인, 부상자 등 33명을 우선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인질 1명당 50명의 팔레스타인인 구금자를 돌려보낸다. 풀려나는 인질 중에는 군인이 일부 포함된다.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은 북부 기존 거주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적 지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1단계 휴전기간 동안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경계지역의 ‘필라델피 회랑’에는 계속 주둔하지만,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서는 철수한다.
2단계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해 나머지 생존해 있는 인질을 석방한다. 이에 맞춰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구금자들을 더 석방하고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군한다. 3단계는 숨진 인질의 주검까지 모두 이스라엘로 돌려보낸다. 이후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가자지구를 재건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에는 3~5년의 시간을 잡아두고 있다.
하지만 2단계부터의 세부적 이행사항은 1단계 휴전 기간인 휴전 후 16일째부터 추가 협상을 하도록 해, 1단계 휴전안에 합의된다고 해도 완전한 휴전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태다. 예컨대 이스라엘군의 필라델피 회랑 주둔 기간 등에 대해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1단계 이후 이스라엘군이 다시 공습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중재국들은 1단계 끝나기 전에 2, 3단계 이행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구두보장’을 하마스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휴전은 전쟁 발발 이후 같은 해 11월말 1주일의 휴전 이후 두번째 휴전이다. 가자지구전쟁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하면서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 등 4만 6707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인질 94명이 남아있으며, 이중 60명이 생존하고 3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