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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한 척 없이 크루즈 활성화? 관광객 유치에 필요한 ‘6가지’


입력 2025.01.25 07:00 수정 2025.01.25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코로나 후 세계 크루즈 시장 성장세

정부 연안 크루즈 시범사업 추진

현실은 국산 배조차 한 척 없어

과거 실패 사례 ‘반면교사’ 해야

크루즈선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크루즈(유람선) 여행객이 전년대비 크게 늘자, 정부가 관련 산업 육성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연안크루즈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크루즈 여행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2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81만 명에 달한다. 입항한 크루즈선은 414척이다. 이는 203척의 크루즈선을 통해 27만3000명이 방문한 것과 비교하면 관광객은 약 3배, 크루즈선은 2배 늘어난 수치다. 해수부는 같은 기간 세계 크루즈 관광객이 1.13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에 해수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방한 관광객의 수도권 편중, 연안지역 소멸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크루즈 관광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2027년까지 방한 크루즈 관광객 연 100만 명, 관광객 소비지출 28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항만·관광 기반 확충, 상품 고도화, 기항지 유치 확대, 산업 친화적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해수부는 “세계 크루즈 관광 시장은 2019년 대비 107% 성장세를 보였으며, 17만t급 이상 대형 크루즈 1회 기항으로 4000~5000명 규모 관광객을 한 번에 국내 연안 지역으로 유치한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내년에 새만금신항 크루즈 부두 개장, 묵호항 국제여객터미널 착공 등 신규 항만 기반시설 확충 등 크루즈 기항 여건을 조사해 연안크루즈와 소형 크루즈선을 활용한 고가 여행인 ‘익스페디션 크루즈’ 기항지 개발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고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해 크루즈 터미널 운영시간을 늘리고 팝업 마켓도 운영한다. 24시간 무인환전기 등 편의시설과 터미널 주변 무료 셔틀버스 확충 등 기반 시설 개선도 진행한다.


7대 기항지별 특색을 담은 테마 브랜드도 구축한다.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특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광벤처 사업자 지원, 수용 태세 개선 등도 지원한다.


특히 정부는 크루즈 관광 활성화에 앞서 상반기 내 ‘연안크루즈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크루즈 관광 저변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2년 국내 유일 크루즈선으로 운항했던 '클럽하모니호' 모습. ⓒ연합뉴스
13년 전 ‘클럽하모니호’ 1년 만에 문 닫기도


정부 의지와 달리 국내 크루즈 관광 현실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현재 국내 크루즈선이 한 척도 없다는 점이다. 정부 연안 크루즈관광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 10월 진수해 이르면 오는 4월 첫 운항을 앞둔 게 전부다.


국내 크루즈 관광이 과거에도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2년 ‘클럽하모니호’가 취항해 부산~일본 나가사키 노선을 운항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클럽하모니호는 출범 약 1년 만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사실상 사업을 철수했다.


클럽하모니호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국내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제도와 기반시설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6월 ‘2024 해양주간’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진행한 ‘크루즈 관광의 현황과 미래’ 토론회에서 황진희 KMI 연구위원은 “전 세계 크루즈 운항이 재개된 지난해 이미 코로나 팬데믹 전 시장 규모를 회복했으며 올해 국내 출발 크루즈 시장이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크루즈 시장이 크지만 자국 기업을 키우지 못해 시장의 90%를 해외 기업에 뺏긴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황 연구위원은 ▲해외 크루즈 유치를 위한 전담 조직 신설 ▲10~20%를 차지하는 프리미엄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상품 개발 ▲크루즈 승무원 대상 기항지 터미널 내 전용 매장 운영 및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섬 지역과 연계한 연안 크루즈 상품 개발 등을 제안했다.


윤효진 코스타크루즈 한국지사 차장은 “주민이 크루즈 산업에 참여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핵심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지역 특징이 반영된 다양한 크루즈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전문가 양성과 역량 강화 교육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프리미엄 선박에서 내리는 관광객이 어떤 여행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며 “제주도뿐만 아니라 울릉도 등 연안 크루즈를 잘 육성하면 중장기적 측면에서 글로벌 크루즈의 기항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오용식 국립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식 크루즈선을 운영하는 선사가 없기 때문에 산업이 발아 단계 수준”이라며 “국민의 크루즈에 대한 거부감도 주요한 원인인 만큼 바다와 배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크루즈 여행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루즈선 선내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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