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리스크·딥시크 쇼크에 변동성 커져
2월 증시 조정 구간 벗어나 3~4월 상승 추세 전망
“고환율 수혜·경기민감주 내 순환매 투자 유리”
1월 국내 주식시장이 '트럼프 리스크'와 '딥시크 쇼크'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설 연휴를 마친 2월 증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이달 코스피가 제한적인 반등을 보이며 지난해부터 이어온 조정을 마무리한 뒤 3~4월 상승 추세를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마지막 날(1월31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에 장을 마쳤다. 새해 첫 달(1월2~31일) 코스피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등을 소화하며 4.91%(2399.49→2517.37) 상승했다.
1월 증시는 내수 경기 불확실성 심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등 대형 이벤트를 거치면서도 중후반까지 강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대중 관세 정책을 회피하고 기준금리·유가 인하 압박 등 친시장적 발언을 이어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설 연휴 휴장했던 코스피는 거래 재개 첫날인 전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약세가 강해졌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과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등 악재를 한 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월 국내 주식시장이 일단 트럼프 대통령 취임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초 기업 컨센서스(실적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어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2월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의 끝 무렵에 있다고 판단했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조정을 마무리하고 저점을 높여가며 조정 구간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3~4월 수출 증가율 반등과 함께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추세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혼란한 정국이 지속되면서 2월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신한투자증권은 대통령의 탄핵 심리가 진행되면서 대내 정치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취약한 내수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타격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회복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또 한은의 이달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도 한은이 2월 금통위에서 25bp(0.25%포인트·1bp= 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월 금통위에서 1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있었고 6명 금통위원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투자 전략 측면에선 각국의 정책 모멘텀(상승 동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환율 수혜 중 트럼프와 동행하거나 무관한 업종, 중국 정책 수혜주, 하반기 국내 내수 부양 정책 관련 수혜주 등을 예로 들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현재 가장 수혜가 확실한 고환율 수혜주 중 트럼프와 동행할 수 있는 업종인 조선·방산·기계·헬스케어, 트럼프와 무관한 업종인 엔터·증권이 트럼프 2기 취임 이후에도 가장 유망할 것”이라며 “다만 연초 상승을 기록한 반도체는 고환율 수혜는 있지만 중국 매출 비중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시클리컬(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높여 인플레이션 우려 및 국내 증시의 실적 하향 조정으로부터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1월과 같이 실적 기대감이 적은 2차전지를 포함한 시클리컬과 유통, 건설 등 내수 업종이 편해 보이고 급등한 조선은 따라가기 보단 시클리컬 내 순환매로 대응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