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하거나 실업 상태 등의 청년의 경우 그렇지 않은 청년의 비해 주거불안정 경험을 겪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가구주의 주거불안정의 유형과 우울에 관한 연구’에서 임차 중인 청년 가구주 5374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청년 가구주의 주거불안정 경험은 ‘주거품질 불량의 경험(3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대인과의 갈등(4.1%), 주거비 지불 어려움(2.8%), 비주택거주경험(2.4%), 노숙·퇴거(위기)의 경험(0.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청년 가구주의 주거불안정의 하위 유형도 파악했다. 그 결과 고수준 복합 주거불안정 유형과 저수준 주거불안정 유형의 두 가지 유형이 도출됐다.
고수준 복합 주거불안정 유형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이하, 실업자, 수도권 거주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돼 있었다. 주관적 건강의 인식도 저수준 주거불안정 유형보다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저학력자들이 주거 선택의 폭이 작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적절하지 못한 품질의 주거를 선택하거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로 인해 주거비 지불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 결과에서 실업자가 고수준 복합 주거불안정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저수준 주거불안정 유형에 비해 높게 나타나 실업이 주거불안정에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고 분석되기도 했다.
거주지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수도권 거주 청년 가구의 경우 환산 연 임대료를 연소득으로 나눈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 비율(RIR)이 높았다.
이에 따라 연구에서는 주거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타지역에 비해 높아 수도권 거주 청년 가구주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과 적절하지 못한 품질의 주거를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봤다.
아울러 주거불안정 유형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수준 복합 주거불안정 유형이 우울의 증가와 유의미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주거불안정과 우울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주거불안정의 여러 측면에서 중복된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주거 환경과 정신건강과의 관계에서 주거불안의 여러 유형은 개별적으로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여러 유형을 경험할수록 우울과 정신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