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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문 닫을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입력 2025.01.31 07:19 수정 2025.01.31 07:19        데스크 (desk@dailian.co.kr)

줄탄핵-위헌 심판-권한 쟁의 전성시대, ‘무소불위 제왕’

특정 정파 편들기, 심판 지연...신뢰도 스스로 추락

김진태, 2017년 국감에서 “헌재는 없어져야 한다”

美 대법관 긴즈버그 살아서 또 온다면 “이제 부럽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의 전성시대다.


37년 역사에 이만큼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그 주목은 비정상적 스포트라이트에 의한 것이다. 민주당에 의한 마구잡이 줄탄핵, 위헌 심판, 권한 쟁의 신청이 폭주해서 구가하는 전성시대다.


소송의 나라다운,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손님이 몰리면 장사꾼은 거만해진다. 물건값은 올라가고 질은 떨어진다. 흥행에 취해서 주제를 몰각하고 망할 짓을 하는 것이다.


지금 헌재가 그렇다. 문 닫을 짓을 골라서 하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장난 탄핵 소추 심판에 반년을 소모하고 다른 중요 심판들은 거들떠볼 생각조차 안 한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들어오자 이게 웬 떡이냐며 정신없이 서두르고 있다. 게다가 걸러지지 않은 원색적 진영 법조인들이 대거 100만원짜리 의자(2017년에 교체할 때 가격)에 앉아 있다.


헌재는 무소불위의 제왕이다. 그들이 결정하면 뒤집을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다. 단심으로 끝난다. 최종 결정이다. 이거 정말 소름 돋는 일 아닌가?


“헌법재판소가 1987년 개헌으로 처음 생겼을 때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새 제6공화국 헌법의 꽃과 같은 기관이 돼 정치-사법 국가적 갈등에 대한 단심제, 최종 판단 기관이 되었다. 그 판단이 곧 모든 것의 결론이 되며 이를 견제할 방법은 국회의 탄핵뿐인데, 국회는 이미 민주당이 절대다수이다.”

국민의힘 전 대변인 박상수(변호사, 45, 서울대 법대)가 이렇게 그 소름을 전했다. 헌재는 그러면 지금 단심-최종 판단 기관으로서 자격을 갖추었으며, 그것에 맞게 일하고 있는가? 답은 아니다.


지난번 방송통신위원장 이진숙 탄핵 심판으로 그들은 정상 상태가 아님을 국민들에게 자백하고 선전했다. 취임 이틀 만에 탄핵해야 한다고 민주당이 낸 소추안을 무려 6개월 가까이 뭉개고 있었다.


야당의 탄핵 시도는 소신파 보수우파 전사 이진숙이 편파 공영방송 등 언론 손보기를 하지 못하도록 집무실에서 쫓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헌재는 6개월 지연으로 그들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해 주었다.


그러고서 결론이라고 4대4 의견을 내놓았다. 탄핵에 필요한 인용 6명 미달로 기각은 됐지만, 이 동률 스코어가 헌재의 현주소를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집무를 시작한 지 불과 단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위헌 행위를 할 틈이 없었던 사람의 탄핵을 무려 4명이나 찬성한 것이다.


그들은 헌재소장 대행 문형배를 비롯해 이미선-정정미-정계선이다. 문재인-김명수가 지명한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 극렬 진보좌파 성향 재판관들로서 묻지 마 진영 판결을 한다. 법과 양심, 공정 따위는 이 사람들에게 없다.


문형배는 또 요즘 이재명과 사법연수원 동기, 같은 노동법 연구 서클 활동, 친북-친공산주의 발언 등으로 윤석열 탄핵 심판 회피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런다고 해서 손을 뗄 사람도 아니지만, 여당의 비난과 규탄은 헌재가 원래 그런 곳이 된 걸 모르고 법석을 떠는 것에 불과하다.


강성 진보좌파들이 장악한(5-3)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탄핵 등 더 시급한 안건들은 밀쳐 놓고 윤석열 탄핵 방망이를 두드리기 위해 4월 18일 전 선고를 정해 둔 상태다. 4월 18일은 문형배, 이미선 2명의 임기가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재판관 수가 정족수 미달인 6명으로 줄어들기 전에 어떻게든 결론을 내게 돼 있다. 더 빨리 3월 중후반에 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어쨌거나 결정 직후 헌재는 그 기관 자체가 ‘심판’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재판관 자격(현재는 20년 이상 법조 경력, 40세 이상)을 더 강화하고 진영 색채를 완화할 장치가 필요하다. 지명-임명 방식도 더 중립적인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 심판의 우선순위를 정할 원칙 또한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성소수자 보호 등 진보적 판결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한 여성 대법관 긴즈버그(Ruth Bader Ginsberg)가 생전에 한국 대법원 초청으로 방한했을 때 헌재도 찾았었다. 미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헌재를 두지 않고 대법원에서 탄핵, 위헌 심판 등을 다룬다.


헌재는 긴즈버그가 다녀간 뒤 그녀가 “한국 헌재에 부러움을 표시했다”라고 홍보했다. 정확한 당시 발언 내용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그녀가 살아서 10년 만에 다시 이곳을 방문한다면 어떤 말을 하게 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편향적으로 재판관들을 채우고, 편향적으로 일정을 짜, 편향적으로 판결을 하려면 문 닫고 대법원에 맡기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헌재는 전혀 부럽지 않다.”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상처가 아직 아프게 남아 있을 때, 강원도 지사 김진태가 헌재 국감장에서 소장 권한대행 김이수의 자격 논란과 관련해 폭탄을 터뜨린 적이 있다. 이 말을 헌재는 또 듣게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 권한 대행은커녕 헌법재판관 자격도 없는 사람의 업무 보고를 받을 수 없다. 앞으로 헌법 개헌 논의가 이루어질 때 헌법재판소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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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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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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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누기 2025.01.31  10:32
    신성한 대한민국 땅에 이토록 더러운 조직이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국민에게 주권이 있건만 그 주권 위에 헌법 위에 군림하며 정의롭지도 않은 짓을 하는 헌법 재판소가 과연 필요한지요, 마땅히 국민의 이름으로 해체,폐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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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랜 2025.01.31  09:54
    혈세 낭비 헌재. 문 닫아라? 니들이 판사냐? 판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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