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두 업체에 건조 자격 인정
공은 방사청에...올 3월 결정 유력
HD현대중공업 "원칙대로 추진돼야"
한화오션 "사업 참여 역량 확인받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복수 업체 지정은 양사가 법적 공방 등 첨예하게 갈등했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업체 모두 KDDX 건조를 위한 자격을 얻은 상황에서 방위사업청의 최종 결정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산업부는 3일 현장실사단의 실사결과와 방사청의 보안측정결과를 토대로 방사청과 최종 협의해 두 업체를 방산업체로 지정하고 각 업체에 최종 통보했다.
KDDX는 2030년까지 6000t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예상 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에 이른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며 현재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가 예정돼 있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누가 맡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초도함 건조의 경우 향후 수출 등에 있어 경쟁력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양사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치열하게 다퉈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선 산업부가 이날 양사 모두를 KDDX 사업 방산업체로 지정한 것을 놓고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몰려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한다. 사실상 향후 열릴 방사청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맡긴 것이다. 방사청은 내달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및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한다.
방추위에서 수의계약을 추진하면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게 된다. 경쟁입찰을 결정하면 양사가 KDDX 사업자를 두고 다시 한번 경쟁을 펼치게 된다.
방사청은 오는 3월까지 사업추진방안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하고, 방추위는 심의를 거쳐 최종 사업자와 사업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선도함 건조 업체가 지정되면 후속함의 경우는 양사가 나눠서 건조한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가 관행대로 선도함의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산업체 지정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과는 별개로, 후속함까지 포함한 전체 물량에 대해 업체를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KDDX 관련 법적 의혹이 모두 해소된 만큼 방위사업법령의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사업자 선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이례적으로 복수업체가 지정된 것은 선도함을 비롯한 모든 선정 절차가 경쟁입찰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KDDX 방산업체로 지정받음으로써 KDDX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확인받았다"며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추진방안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조속히 결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KDDX 사업을 통해 해상 방위 강화, 조선산업 동반성장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건조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