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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장에도 ‘빚투’ 늘린 개미…기업은 ‘MMF’ 뭉칫돈


입력 2025.02.17 05:03 수정 2025.02.17 05:0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개인 신용잔고 늘고 법인은 현금 방어…엇갈린 투자 행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개인→주식, 기업→ 안전자산 이동

시장 불확실성 속 배당금 지급 위한 단기자금 확보 영향도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들어 미국의 관세 정책과 국내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향후 반등을 기대하며 ‘빚투(빚내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불확실성 확대를 감안해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을 예치하는 모양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7조2132억원으로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3일(15조2494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의미한다.


국내 신용잔고는 지난해 7월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8월 초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후 미국 대선과 비상계엄 사태 등이 맞물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월별 기준 지난해 7월 19조원대였던 신용잔고는 작년 12월 15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연초 국내 증시가 저평가 매력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신용잔고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16조원대로 올라선 후 2월에는 17조원대까지 확대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클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추가 반등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빚투’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관세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이에 한국도 대미 무역흑자 10위권 국가로서 상호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시장은 이번 발표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상호 관세 부과 시점이 4월 이후로 예정된 만큼 사전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 등의 조치에도 글로벌 경기와 교역 사이클을 크게 흔들 정도의 관세 정책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일단 비(非)미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픽사베이

반면 기업들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머니마켓펀드(MMF)에 대기 자금을 쌓고 있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단기 국고채 등 만기가 짧은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파킹형’ 자산으로 활용된다.


법인의 MMF 설정액은 지난 13일 기준 195조1858억원으로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3일(172조3888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이달 법인 MMF는 190조원대에서 움직이며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 MMF가 19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5일(191조1486억원) 이후 처음이다.


MMF형 상품은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으면서도 유동성이 뛰어나 기업들이 경기와 투자 환경에 따라 자금을 신속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법인 MMF 자금 증가를 기업들이 경제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불확실성 속에서 신속한 자금 운용을 위해 현금을 MMF에 맡기는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에는 12월 결산 법인들의 결제 수요가 증가하고 이후에는 3월 주주총회 후 배당금 지급을 위한 단기자금 확보 차원에서 MMF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까지 겹치면서 MMF에 자금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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